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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 18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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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독도를 군사 점령할 것인가?

아니다. 일본은 영토분쟁에 관한 국제법상의 여러 규정을 잘 지키면서 한국의 동의를 얻어 오랜 기간에 걸쳐 살금살금 합법적으로 독도의 권리를 먹어갈 것이다. <일본의 독도 군사 점령 5단계설>이 인터넷상에 떠돈다.  1999년인지 2000년인지 어느 주간지에 보도되었던 것인데 2004년 5월 다시 나타난 것이다. 국제법상 영토문제의 복잡성과 일본과 한국의 역사적 흐름과 독도위기의 본질, 특히 1999년 체결된 신한일어업협정이 만들어 낸 독도를 둘러 싼 거대한 변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시나리오다. 떠도는 그런 점령 방안은 2차대전 이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현실성이 없는 추론이다. 

일본군대는 이름은 자위대이지만 지구 어느 곳이건 침략하여 점령할 수 있는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마도 군사력의 질로 보면 일본 역사상 최고 수준일 것이다. 현재의 군사력은 미국 다음 세계 2위로 공인된 정도이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도 유엔의 적국이며 과거의 침략적 색채를 세계인의 머리 속에서 지워내지 못했다. 미국의 강력한 요구를 핑계로 비전투부대를 외국에 파견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격적인 군사력은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세계 여론이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다.

한국에 비상사태가 생겼을 때 일본 군대를 상륙시키고 지원할 미·일신가이드라인에 의한 권리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과의 협조관계에서 파생한 것이지 일본 독자적인 권리는 아니다.

지금은 어느 국가건 군사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기가 매우 어려운 시대이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일본처럼 전 세계에 침략자로 이미지가 새겨진 국가는 처신이 다른 국가보다 더욱 힘든다. 만일 일본이 군사력을 동원하여 독도를 점령한다면 어떻게 될까. 몇 가지 가상안을 만들어 보면

1. 한국정부가 점령당한 독도를 일본영토로 재빠르게 공식인정 해버리면 독도가 일본영토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군사력을 동원하여 한국 영토를 합쳤다는 사실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매우 경악하고 강력한 항의를 제기하고 일본을 제지할 군사적, 정치적, 외교적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동아시아에 매우 긴장된 정세가 만들어질 것이며 미·일과 중·러의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세계여론은 일본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며 정치적으로 엄청난 고초를 겪을 것이다. 한국 국민과 북한의 매우 격렬한 항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동아시아 전체의 정치지도를 바꾸는 사태로 나갈 수도 있다. 한국정부가 독도를 포기하고 일본 손을 들어 준다해도 미래를 보장받기 힘든 사태가 군사점령 때문에 벌어질 것이다.

2. 일본이 독도를 군사점령 했을 때 한국정부가 일본 편을 들기는 사실 불가능하다. 오히려 일본을 침략자로 규정하고 세계 여론에 호소하고 일본을 규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경우 일본은 독도를 분쟁지화 하기는커녕 침략자로 간주되어 전 세계의 군사간섭을 초래할 것이다. 이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발벗고 나설 것이고 일본과 경제적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들이 적극 참여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매우 격렬한 정치사태가 빚어져 일본에 무대응을 주장해온 정권 담당자들이 교도소로 가거나 총살형을 당할 우려도 있다. 일본에 <공동영유>를 보장해 준 어업협정은 바로 파기될 것이다. 그러면 일본은 한국이 공인해준 독도에 대한 권리를 몽땅 잃어버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주장해온 모든 역사적 연고까지 모두 잃게 된다. 한국에서는 남북이 군사적으로 협력하여 일본 침략에 대응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은 급속하게 통일정세로 접어들 것이다. 한일관계를 통제해 온 미국은 격렬하게 흐르는 정세 때문에 누려온 권리를 잃고 무기력한 상태로 한반도에서 물러나게 될 것이다.  대일본 강경론 외의 모든  이야기는 발을 부치지 못할 것이다. 전 세계의 규탄과 정치, 군사적 압력으로 일본은 한국정부가 넘겨준 공인된 독도영유권을 모두 상실하고 결국 독도에서 물러나고 군사력을 아주 소규모로 줄이지 않으면 안 되는 수모를 겪으며 더 이상 국제사회에 군사문제로 얼굴을 내밀지 못할 것이다. 일본은 격렬한 정치소용돌이에 빠져 구제불능의 사태로 접어들고 독도점령을 주도했던 우익은 철저하게 몰락할 것이다.
 일본은 이미 이런 계산을 하고 있고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기 때문에 국가 몰락의 길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 지도층의 판단력이 마비되어 군사점령으로 나온다면 독도문제는 위에 이야기한 시나리오대로 흐를 것이다. 군사력에 의한 해결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이익을 뿌리뽑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의 후견국가인 미국이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3. 군사점령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독도는 꼭 일본 땅으로 만들고 싶을 때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는 국제법이 가르치는 바에 따라 오랜 기간에 걸쳐 독도에 대한 권리상태를 점점 높여 결국 일본 영토로 만드는 방법이다. 지금 일본이 독도를 가져갈 방법으로 선택한 수단이 바로 이것이다. 일본은 한국의 독도주둔을 국제법상의 무단점거로 만들면서 계속 합법적인 권리를 쌓아 왔다. 그 위에 97년 실질적인 독도 포기선언을 한국정부가 발표하게 만들었고 99년에는 어업협정이라는 이름아래 독도를 사실상 공유하는 조약까지 맺었다. 이런 조건 위에 승인, 묵인, 금반언의 영토변경 사유를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다. 앞으로 일본은 개발을 핑계로 공동개발 공동관리로 나아가서 결국 단독관리로 넘어가고 마침내 영유권을 변경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한국의 적극대응을 막고 영유권 상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묵인정책을 계속 하도록 한국 정부와 민간의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언론과 인터넷을 통한 여론 조작이다. 국제법에 어두운 한국인의 심성에 반논리적이고 정서적인 방법으로 독도위기에서 눈을 떼고 가만있는 것이 애국이라고 조장하는 선전문을 널리 퍼뜨릴 것이다.
영토분쟁에 따른 국제법을 존중하고 군사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장기 전략을 펼 경우 한국 언론과 정치가 오히려 환영하며 독도병합 조건을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은 아무런 부담 없이 독도를 가져 갈 수 있다. 후유증이 없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4. 이라크는 역사적 연고가 있는 쿠웨이트를 군사점령 했다가 미국의 암수에 걸렸다. 전 세계가 이라크 징계에 나섰다.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군사점령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건재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군사점령 했지만 미국영토로 만들지는 못한다.  2차대전 이후에 미군이 투입된 곳 중에서 미국영토가 된 곳은 없다.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다. 2차대전 이후는 (자기나라 내부의 분쟁을 제외하면)군사점령에 의한 영토병합은 불가능하다. 대신 평화적인 방법으로 영토를 서서히 가져간다. 
 
우리가 독도 위기를 군사적 측면에서만 생각하는 것은 외교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사실 오랜 기간 외교란 걸 해보지 못했다. 군사 강점에 매우 익숙하기 때문에 세상에는 군사점령만 있는 줄로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현대사회에서는 이루어지기 거의 불가능한 군사점령에만 신경 쓰는 사이에 일본은 외교적인 방법으로 독도를 가져가고 있다. 지금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군사점령 시나리오는 일본의 외교적 책략을 숨겨주는 역할을 한다. 낡은 군사점령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하지만 이것은 한국의 해군력을 강화해서 대응할 문제이지 일본이 군사점령하는지를 민간인이 감시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옛날의 방식도 경계해야 하지만 새롭게 다가오는 위협에 대해서도 항상 대처할 줄 알아야 영토를 지키고 국가를 유지할 수 있다. 외교책략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왜 어떻게 빼앗기는 지도 모른 채 영토를 넘겨주고 만다. 스스로 넘겨주고 난 뒤에 누구를 원망하랴. 

김봉우 위원장(독도본부) 200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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