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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9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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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동해를 동해라 불러도 좋은가

과연 동해를 동해라 불러도 좋은가

지난 2002년 9월 외교통상부와 국립해양조사원은 최근 2003년 발행예정인 동해의 명칭이 삭제된 '해양의 경계' 4판 최종안을 담은 CD를 국제수로기구(IHO) 사무국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의 투표를 거쳐 해양의 이름을 최종 확정하게 되는 IHO의 최종안-지난 1929년 초판 간행 이후 '일본해(Sea of Japan)'로만 표기되어 왔던 것을 명칭을 삭제한 후 공백으로 남겨두는 것-은 그러나 아쉽게도 회원국들의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석연치 않은 이유로 돌연 백지화되고 말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부와 관련 국내 학계의 동해의 국제적 이름표기에 관한 대안은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를 병기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16~19세기 중반사이에 발행된 세계지도들 가운데 영국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지도 90여점에 나타난 동해의 명칭을 분석한 서정철 교수(한국외국어대)의 논문에 의하면, 16세기 이후 동해에 대한 각국의 지도상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한국해(62점), 동해/한국해(2점)라는 명칭 외에도 중국해(4점), 동방해(Oriental Sea, 8점), 일본해(10점), 무표기(4점) 등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18세기 발행된 지도에는 한국해라는 이름이 전체 81점 가운데 62점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남가주대(USC) 동아시아도서관(http://www.usc.edu/isd/locations/ssh/eastasian/maps.htm)에는 18, 19세기에 걸쳐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미국 등에 의해 작성된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서양 고지도 1백 30점이 공개되어 있기도 하며 이 가운데에는 물론 소수이기는 하지만 동해와 한국해가 같이 표기되어 있거나 중국해 또는 동방해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 그리고 표기가 없는 것들도 함께 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이후부터 발행된 세계지도들에서는 일본해란 명칭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는 쇄국정책을 고수했던 한국과는 달리 일본의 적극적인 해외교류와 러․일전쟁, 청․일전쟁 등 군사적인 확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1919년부터 시작된 IHO에 의한 국제수로회의에서는 1957년부터 가입한 한국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외교권을 강탈한 일본의 관점에서 주요 사안들이 다루어질 수밖에 없었으며 1929년 초판발행이후 1953년 3판이 개정발행된 '해양의 경계'를 통해 동해는 일본해라는 명칭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어 왔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종합해 볼 때 과거 16~19세기 중반까지 동해의 국제적인 이름으로는 한국해가 절대적으로 많았으며 19세기 후반부터는 일본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국제적인 지도와는 달리 시기에 관계없이 국내에서 작성된 지도들은 동해로 일본에서 작성된 지도들은 일본해로 대부분 표기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를 국제적 관례로 주장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2000년 11월 '지명과 바다명칭에 대한 국제학술세미나'에서 김신 교수(경희대 지리학과)는 IMO의 해양의 경계 4판에 반영될 동해의 명칭과 관련하여 '동해(East Sea)' , '동해/일본해(East Sea/Japan Sea)' , '미정(Undefined Name)', '표기를 하지 않는 안', '개정판을 발간하지 않는 안'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면서 결론으로 동해를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앞서 서 교수의 논문자료에서 보듯이 동해란 명칭이 역사적인 기원을 가진다고 주장하기에는 미약하며 오히려 역사적인 기원측면에서는 한국해가 훨씬 더 타당성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한국해라는 명칭이 비록 역사적 기원에서 일본해 또는 중국해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진다고 할지라도 해양에 대한 국가 간의 경계의 개념이 아닌 연안을 마주하며 공유하고 있는 바다이름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일본해를 받아들일 수 없듯이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해란 명칭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며 중국 또는 러시아의 입장에서 볼 때도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일부에서는 '동해(East Sea)'가 아시아의 동쪽이란 의미를 갖는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동방해(Oriental Sea)'가 보다 사실적인 표현에 가까우며, 결국은 '동해'란 명칭은 한국의 남해․동해․서해의 한 부분이며 한국인의 관점에서만 인정될 수 있는 '한국의 동쪽에 위치한 바다로써의 동해'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아시아의 동쪽 끝 바다는 동해가 아니라 태평양이란 점에서 사실은 명백해지며 일본이 대륙에서 시작된 해양산맥에 기원을 둔 열도라는 점도 아시아의 대륙의 끝이 한국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서해로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서쪽 바다는 황해(Yellow Sea)란 이름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특정지역 또는 국가의 관점에서 이해되는 동해라는 이름을 주장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명백하게 분쟁의 당사자가 되고 있는 한국과 일본과는 달리 동해의 또 다른 주변국들인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를 보는 시각은 흥미로운데 이는 동해의 국제적인 명칭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공평한 것인지, 왜 새로운 잣대가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 
  
고대 중국에서는 동해를 자국의 방위개념에 따라 동해와 남해로 나누어 불렀던 적이 있었으며, 러시아의 경우 비교적 근대에 들어와 아시아 주변의 지도를 제작하면서 한국해란 명칭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두 나라 모두 사회주의 체제로 돌아선 이후 발행한 지도에서는 일본해로 표기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그들 또한 특정한 논리나 국제적인 평형감각을 가지고 동해에 대한 명칭을 사용하였다기보다는 자국의 이해관계 또는 당시의 상황변화에 따라 편의적으로 취사선택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북해(North Sea)에 대한 사례를 근거로 동해의 타당성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유럽대륙 국가들과 영국의 동의가 전제된 것이란 사실을 간과한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즉, 일본의 동의 없이는 동해란 이름은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어려우며 마찬가지로 한국의 동의 없이는 일본해란 이름도 쓰일 수 없다는 것이 국제관례에 대한 정확한 이해로 보면 될 것이다.
  
대양 또는 여러 국가가 인접한 해양에 대한 국제적인 명칭을 그들 개개의 국가가 어떻게 부르는가와는 상관없이 특정한 국가의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형평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과거에 어떻게 불리었는가는 하나의 근거로써 사용될 따름이며 결정을 위한 열쇠는 당사국들의 협의와 동의에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정부의 대안도 동해만을 대안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안에도 몇 가지 중대한 논리적 허점을 가지고 있다.
  
한,일 월드컵에서 어느 나라의 이름을 먼저 사용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는 사례를 떠나 한국의 입장을 우선 고려하여 'East Sea/Sea of Japan'라고 한다면 한국 또는 일본이 아닌 동해의 역사적 기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때 일본해 중의 하나인 동해로 오해할 소지가 제법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East Sea of Korea/Sea of Japan'이라고 해야 하나 이는 한국의 명칭에만 방위개념이 들어가 있어 결국에는 'East Sea of Korea/North-West Sea of Japan'이라는 다소 어정쩡한 이름 또는 'Sea of Korea and Japan'정도로 결말이 지우는 것이 형평에 맞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와 같은 명칭이 채택된다면 또 다른 이해당사자인 중국이나 러시아의 입장은 어떨까 궁금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국가와 국가 간이 아닌 한 나라안에서도 항만 또는 도시의 특정지역이나 교량의 이름을 정하는데 있어서도 지역의 이름을 사용하는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 되고 있다. 항만이나 교량의 경우 나름대로 관례가 정해져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사례로써 존재할 뿐으로 이해당사자의 의견차이가 있다면 반드시 합의가 선행되어야하는 것이다.
  
과거 국가가 지정한 충남 장항과 전북 군산을 축으로 한 '군장(群長)국가공단'을 놓고 충남에서 '장군(長群)국가공단'으로 명명해 지역 간 갈등을 빚었던 사례나 항만분리 운동이 일고 있는 평택-당진, 부산-진해의 사례는 명칭으로 인한 논란이 자칫 지역갈등의 원인으로 발전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일본과 한국의 신문칼럼에서 대안으로 소개된 '청해(Blue Sea)'란 이름으로 부르자는 주장이 시선을 끄는 것도 비록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지는 못할지라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안보다는 서로가 감정적인 충돌 없이 비교적 쉽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차선책으로 나온 대안이라는 점에서일 것이다.
  
동해의 명칭 논란과 관련하여 어느 네티즌은 동해를 청해라고 해야 한다면 애국가도 '동해물과 백두산이~'이 아니라 '청해물과 백두산이~'으로 고쳐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나타내었는데 따지고 본다면 백두산도 중국에서는 장백산으로 부른다는 점에서 기우라고 하고 싶다. 경계를 같이하는 지명이나 바다의 명칭의 경우 특정국가에서 사용하는 명칭을 굳이 따를 필요도 없거니와 국내에서 통용되는 명칭과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명칭이 같아야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자국의 입장에서 통용되는 이름을 국제적으로 공인 받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지사이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국제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에 대한 확정을 얻거나 주변국들의 동의 또는 합의를 통해 가능할 뿐이다.
  
동해의 명칭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자칫 국제관례 또는 군사,경제적인 논리가 적용되는 영해 또는 경제수역(EEZ), 조업협상 등과 같은 배타적인 권리와 관련하여 오해되지 않기를 바라며, 동해의 바른 이름 찾기 작업은 한국과 일본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상존하고 있는 해역에 대해 과거 IHO가 해역에 이름을 부여할 당시 한일관계의 부적절함에서 비롯된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고 적절한 이름을 찾아주는 작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70년이 넘게 일본해란 이름으로 잘못 불리어진 동해의 이름을 제대로 찾는 작업의 첫 번째 성과는 '그 바다는 반드시 동해여야 한다가 아니라 일본해란 사실은 명백한 오류이다'란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동해의 명칭을 일본해도, 동해도, 그렇다고 두 이름을 병기한 것도 아닌 공란으로 비워두기로 하고 회원국들의 찬반투표에까지 이르렀던 지난 2002년의 IHO의 최종안이 취소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바다의 명칭은 지방,인명,국명 등과 같은 인문환경이나 색채,방위,염분,수온,해류 등과 같은 자연환경 등으로부터 유래된 다양한 이름들로 불리어지고 있다.
  
여러 가지 대안들 가운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일본해라는 명칭이 삭제될 수 있도록 IMO의 결정을 유도하기 위한 외교적인 활동과 국제학술교류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다루어야 할 과제이며, 이와 아울러 '동해(East Sea'라는 국내적 시각에서 시작된 편협된 주장을 벗어나 객관적 논리에 의한 합리적인 대안들을 보완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병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일본과의 협의를 지속하는 것은 신의성실을 강조하는 국제사회의 규칙을 존중하는 차원에서도 계속되어야하며 필요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을 포함한 주변국가들로 논의를 확대하여 감정이나 아전인수격 해석에 의한 결과가 아닌 논리와 실리를 함께 찾을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국민과 정부, 관련 학계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수호해양개발연구소 총괄 대표 이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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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 요 | 이 책은 2008년도에 일본 중의원에서 독도문제와 관련해 내각에 제출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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