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역사교과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 영국 중등학교 역사 교과서에서는 동해를 전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영한국대사관의 정하선 교육원장은 1∼3월 중 영국 중등학교 10∼13학년용 역사 교과서 8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과 일본 주변 해역 지도를 담고 있는 책 4종 모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동해로 표기된 교과서는 한 종도 없었다.
콜린스 출판사의 '세계 역사 애틀러스'(2004년 발간)는 일본의 근대화를 다룬 146∼147쪽에서 일본의 대륙침략과정을 자세히 기술하면서 한반도가 1910년 일본령이 되었다는 언급과 함께 지도 상에 동해를 일본해라고 적었다.
1940년대 초반 아시아ㆍ태평양의 전쟁을 다룬 154∼155쪽에서도 아시아ㆍ태평양 일대를 보여주는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했다.
이 교과서는 일본이 전쟁에서 패배해 한국에 대한 식민 지배가 끝났다고 설명하면서 가혹한(harsh) 식민 지배라고 표현했다. 또 한국전쟁이 일본의 경제 부흥에 기여했다는 점을 언급한 대목도 있다.
콜린스 출판사의 또 다른 역사 교과서인 '20세기 세계 역사 애틀러스'(2005년 발간)도 56∼57쪽에서 일본이 한반도를 식민지화하고 만주까지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을 지도를 곁들여 자세히 소개하면서 동해를 일본해라고 표기했다.
레츠(Letts) 출판사의 '개정 GCSE 역사'(2005년 발간) 교과서는 88∼89쪽에서 한국전쟁을 다루면서 지도에서 동해를 일본해라고 적어 넣었다. 이 책은 한국전의 원인, 주요 사건, 결과를 설명하면서 지역 분쟁이 세계적인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사례라고 기술했다.
옥스퍼드 출판사가 간행한 'GCSE용 현대 세계사'(2001년 발간) 교과서도 62∼63쪽에서 한국전쟁을 다루면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함께 내보냈다.
대부분 역사교과서는 근대사 중심으로 기술됐고, 한국 관련 내용은 한국전쟁에 한정돼 있었다.
정 교육원장은 중등학교 지리 교과서도 6종 분석했는데, 한국 관련 정보는 아시아의 타이거 중 한 나라 혹은 신흥공업국(NIC)으로 언급된 정도였고, 특별한 오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영국 내 동해 표기의 잘못을 고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조윤제 주영국대사는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된 더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 영국 신문ㆍ잡지와 함께 한국 정부의 입장을 담은 서한을 출판사와 교과서 저자에게 보낼 계획"이라며 "교과서는 차세대에게 한국에 대한 인상을 결정짓는 지표가 된다는 점에서 대사관 차원에서 교과서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또 이 교과서들이 IT 발전상과 한류의 영향 등 최근 한국의 상황을 다루지 않고 있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자료도 출판사와 저자에게 보낼 계획이다.
영국에서는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교과서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번 조사 대상 교과서는 유명 출판사 위주로 무작위로 뽑았다.
kjh@yna.co.kr 2007년 4월 13일(금) 2:41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