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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의 인식

얼마 전 일본 외무성의 2000년판 『외교청서』가 발간되자 한국언론은 야단법석을 떨었다. 독도에 대한 일본정부의 의도가 주목된다는 설명까지 덧붙였다. 지난 5월 10일자 연합뉴스의 관련보도를 살펴보자.
 
     日 외무성 "독도는 日영토"                                            

【도쿄=연합】일본 외무성이 발행, 9일 발표한 2000년판 ‘외교청서’가 독도문제에 대해 언급,‘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거듭 주장하고 나서 의도가 주목되고 있다.

외교청서는 독도문제와 관련,‘일.한 관계 현안의 하나로서 독도(죽도)를 둘러싼 소유권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역사적인 사실에 비추어 국제법상으로도 명확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일본의 입장은 일관돼 있으며 앞으로도 양국간에 끈기있게 대화를 거듭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성은 외교청서 99년판에서 독도문제를 각론 한국편 후미에 삽입, 외교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피하려는 눈치였으나 올해는 본론에 거론했으며 97년판에서는 ‘독도에 관한 일․한양국의 차이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유엔해양법조약 비준에 따른 조치는 독도문제에 관한 각각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양 수뇌간에 확인’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교청서를 편집한 일본외무성종합외교정책국 기획과는 “특별히 의식한 것은 아니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이것은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는 진부한 정부 보고서였다.

본인은 최근 독도와 관련해 중요한 문건을 입수했다. 일본 국회(參議院 衆議院) 회의록과 시마네현 의회회의록, 그리고 일본 사법부의 독도사건 판례 전문이다. 본인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일본의 고유한 영토라는 주장이 언제나 반복돼왔음을 알 수 있다. 또 그러한 주장은 한국의 눈치를 살피면서 하는 게 아니라 의회, 또는 재판이란 공론의 장에서 떳떳하게 이뤄져왔다.
 
외교청서보도는 우리 언론이 얼마나 독도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였다. 일본에 주재하고 있는 언론기관의 특파원, 정부기관의 주재원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 자질을 의심케 할 정도로 독도인식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적신호였다. 회기가 열리면 날마다 생중계되는 국회의 회의를 성실하게 확인만 했어도 위와 같은 한심한 기사는 나오지 않았으며 요란을 떨지도 않았을 것이다. 언론의 반성과 분발이 요구된다.
 
1999년 10월께 본인은 일본 시마네현(島根縣) 오키군(隱岐郡) 고카무라(五箇村)에 독도의 번지 유무, 본적등록자 수 등에 대해 질의를 했다. 이에 대해 고카무라 역장(役場-한국의 면사무소에 해당)은 아래와 같은 회신을 10월 29일 보내왔다.

受信者:                            送信日時 平成 11年 10月 29日
李鍾學 樣
送信者:
五箇村役場 總務課
擔當者 永海治
1.竹島の番地について
島根縣 隱岐郡 五箇村 竹島官有無番地

2.本籍登錄者數等について
法の定めにより, 公表は出來ません。

일본 시마네현 주민들이 독도에 호적을 옮긴 사건으로 인해 국내의 여론은 들끓었다. 1999년 12월 28일 제209회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급히 회의를 소집, 정부대책을 확인하는 등 독도문제에 관한 현안보고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순영(洪淳瑛) 당시 외교통상부장관은 주일대사관을 통하여 일본정부에 확인을 요청한 바 ‘최근 수년 사이에 독도로 호적을 옮긴 수명의 일본인이 있다’고 통보해 온 바 있다고 보고했다. 구체적인 시점이나 인원을 알 수 없는 막연한 회신을 답변이라고 전해들은 것이다. 거의 두달 후인 12월 27일에야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했을 뿐이다.
 
외교부의 안일한 자세는 이날 국회 질의와 답변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오세응(吳世應) 위원: 저는 내용에 대해서는 장관 말씀하신 것도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양해하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해서 지금 얘기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외교부의 독도문제에 관한 기본자세가 너무 해이하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여기 1 페이지에 시마네현입니까, 시네마현입니까?
외교통상부장관 홍순영: 시마네현입니다.
오세응 위원: 잘못된 것 아세요, 모르세요?
외교통상부장관 홍순영: 시마네현 올시다.
오세응 위원: 잘못된 것 아세요, 모르세요?
외교통상부장관 홍순영: 실무자들이 한문을 몰라서 ……

그러나 정치권의 인식 또한 정부 못잖게 안일했다. 박철언(朴哲彦) 의원의 질의를 보자.

호적을 옮겼느냐 안 옮겼느냐는 일본내 호적을 확인하면 그리로 옮긴 것은 금방 확인될 수 있는 공부상의 문제 아닙니까?

박 의원은 한국에서 호적을 문의하면 일본은 금세 답해 줄 것으로 생각한 양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일본 정치권이 한국 행정기관에 문의하면 답변해줄 것 같은가. 독도에 대한 연구는 없고 정치인은 담당부처 장관에게 호통만 치고 장관은 변명하기에 바쁜 한심스런 모습이었다.
 
반면 일본국회에서의 독도문제에 대한 접근은 매우 구체적이고 집요하다.
지난 1997년 마스다 요스케(益田洋介 54,공명당,비례대표)의원은 대정부질의에서 독도문제 해결을 위해 일미안전보장조약을 적용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마스다 의원은 “오키나와의 미군기지는 단지 존재(presence)하는 게 아니라 액션을 취해줘야 한다”면서  5월 21일 제140회 참의원 ‘국제문제에 관한 조사회’에서 다음과 같은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다케시마의 오늘날과 같은 불법점거상태를 해제해야 할 일본 자위대가 국제평화유지군(PKF)이라든가, 국제평화유지활동(PKO)라며 좀체 나서는 것이 안된다면 일미안보조약에 근거해 미군에게 원조를 요청해야 할 것이다.(……竹島の今の不法占據狀態を解除するべく, 自衛隊がPKFだとかPKOだとかとなかなか出ていけないのであれば日米安保條約に基づいてアメリカ軍に援助を求めるべきである……)

불법점거상태의 해제란 바꿔 말해 물리적 강제행사, 즉 무력제재도 포함하는 군사적 수단의 동원을 의미하는 것이다.
 
마스다의 독도영유 방법론이 물리적 색채가 강한 반면 한국의 최대약점인 경제력 불균형을 이용해 독도문제의 압박수단으로 사용하자는 의견도 빈번히 제기되고 있다. 시마네현 몫의 비례대표인 이시바시 다이키치(石橋大吉) 의원(민주당)의 국회발언을 살펴보자.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국에서 막대한, 말하자면 금전에 대한 원조라든가, 융자든가 요구받은 일은 자주 있었습니다. 역시 이러할 때에는 말하는 방식은 나쁘지만 조금 거래하는 정도의 일이라고 여기고 (다케시마를)돌려달라, 돌려줬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문서의 통고만으로는 안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しかし, 今までの歷史を振り返ってみると, 韓國から膨大な, いわば金錢についての援助だとか融資だとか, 要求されることは再々あっているわけですね. やはりこういうときには, 言い方は惡いが, 少し取引するぐらいのことを言って, 返せ, 返してほしい, こういうことを言うべきだと私は思う. 文書の通告だけではだめだ, こういうふうに思います.-제144회 중의원 농림수산위원회, 1998년 12월 11일)

- 고 이종학 독도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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