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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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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영유권 문제, 이대로 둘것인가.

이상면(서울대 법대교수,국제법)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가 아무런 명칭이나 위치 표시도 없이 중간수역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는 어업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를 분리 처리하려는 의도로 그렇게 한 것이므로, 독도 영유권 문제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와 달리 중간수역을 잠정수역 내지 공동관리수역이라고 부른다. 일본은 독도 주변 수역은 독도의 배타적 경제수역이며, 한일 양국 정부가 이를 공동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정부는 그에 대한 변명으로 독도가 무인도이므로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자격이 못된다고 독도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독도는 영해 12해리만 있을 뿐이며, 우리는 현재 이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한국정부 주장은 독도를 100% 온전하게 우리 수역 안에 넣었던 평화선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선포하였던 평화선은 한반도 주변의 해저와 그 상부수역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오늘날 배타적경제수역과 아주 흡사한 것이었다.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를 중간수역 안에 넣어 버린 것은 평화선을 사실상 폐기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정부는 독도가 무인도이기 때문에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나중에 독도가 '인간의 거주나 독자적 경제생활이 지속가능한 섬'으로 판명 되어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갖게 되는 날에는 이미 일본에 주어버린 독도 주변수역에서의 공동어로권을 다시 되찾는 것이 어려워 질 것이다.

'200해리' 시대에는 독도라는 섬 그 자체보다 독도가 발양해내는 배타적경제수역이 더 가치가 크다. 독도 주변수역에 대한 공동이용은 독도 영유권 판단의 기준이 되는 '실효적 지배'의 정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독도를 점유하고 있지도 않은 일본이 독도가 유인도의 잠재성을 갖고 있다면서, 독도 주변 수역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가 스스로 나서서 무인도라고 주장하면서 독도의 배타적경제수역은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독도 주변수역을 중간수역으로 만들어 독도 주변수역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하는 일본에게 예전에 일찍이 없었던 공동어업권을 창설하여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이 독도 주변수역에서 일본 어민에게 일본의 국내법을 실시하겠다는 것을 우리가 인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신 한일어업협정 발효 이후, 일본은 독도 주변수역에서 일본법과 거의 동일한 어업 관련 법률을 실시하자고 요청하고 있다. 일본은 독도 주변수역을 공동관리하여 공동개발하자는 것이다. 독도 주변 수역을 공동관리 하자는 일본 정부 관리들과 학자들은 독도 자체를 공동관리하여 공동개발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독도와 어업협정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신 한일어업협정으로 말미암아 독도 영유권에 관한 우리의 주권적 권리는 적지 않게 훼손되었다. 그 훼손의 정도는 어업협정을 이행해 가는 과정에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첫째, 독도가 '인간의 거주나 독자적 경제생활이 지속가능한 섬'으로서 자체적으로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수 있는 가치가 있는 도서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러한 가치를 스스로 무시하고 독도를 아무런 명칭이나 위치 표시도 없이 중간수역에 넣어버림으로써, 독도와 그 주변수역에 관해 아무런 권원이 없는 일본에게 새로운 권리와 이익을 창설하여 수여한 것이 되는 것이며,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선포한 '인접해양에 대한 주권선언'을 사실상 폐기하고, 독도가 가지는 주변수역의 배타적 주권을 제대로 행사할 권리를 포기한 것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신 한일어업협정이야말로 평화선에 의하여 온전하게 우리 수역에 들어와 있던 독도 주변수역에서의 어업에 관한 권리의 절반을 일본에 할양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된다.

독도 주변수역에 대한 권리의 원천은 독도가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것이고, 연안국의 해양에 대한 관할권이 확장된 200해리 경제수역 시대에는 독도는 그 섬 자체의 가치보다도 그 섬이 발양해 내는 주변수역의 가치가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독도와 같은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수 있는 '가치가 있는 섬'을 지배한다는 말은 곧 그 섬이 발양해 내는 주변수역을 온전하게 지배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며, 주변수역을 온전히 지배한다는 말은 곧 그 섬에 대한 실효적 지배의 주요한 일부분을 행사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변수역에 대해 당연히 행사해야 할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고 이를 독도를 노리는 일본과 균점하도록 어업협정을 체결한 것은 향후 독도 그 자체에 대한 '경쟁적 청구(coppeting claims)'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에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우려가 있다.

둘째,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를 아무런 명칭이나 위치 표시도 없이 중간수역에 넣어버리므로써, 일반국제법에 근거하여 설정된 독도의 12마일 영해가 신 한일어업협정이라는 특별국제법상 중간수역에 의하여 포섭당할 우려가 있으므로, 독도와 그 영해의 안전은 그만큼 해로울 수 있다.

'특별법 우선의 원칙'에 따라 중간수역이 설정된 신 한일어업협정이 '12마일까지 영해를 선포할 수 있다'는 유엔해양법협약에 우선할 수 있다.

또한, 신 한일어업협정은 12해리 영해를 규정한 우리 나라 영해법보다 후에 체결된 것이므로 독도가 중간수역에 들어가 버린 신 한일어업협정은 우리의 영해법보다 우선할 수 있다.

우리 정부에서는 신 한일어업협정 제1조에서 이 어업협정이 배타적경제수역을 그 대상으로 한다고 하고 있으므로, 독도의 영해는 자동적으로 보장돼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다.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독도와 그 영해는 신 한일어업협정상 어디를 보아도 표시되지 않았으므로 독도와 그 영해에 관한 한 양국의 입장은 평등한 것이며, 독도의 영해도 중간수역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일본이 독도의 영해에 대해 중간수역으로서의 특수한 성격에 포섭되는 것으로 주장하는 경우 우리의 입장은 난처해 질 수 있다.

셋째, 신 한일어업협정에 의하여 독도가 중간수역에 들어감으로써 독도의 분쟁상태는 여실히 드러나게 되었다. 중간수역이 존속하는 한 분쟁상태는 지속될 것이다.

더구나 이른바 '배제조항'에 의해서 일본은 종래에 주장해 온 독도 영유권에 관한 입장을 사실상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실이 간접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신 한일어업협정 제15조에서 '이 어업협정의 여하한 규정도 양국의 국제법적 입장을 해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이른바 '배제조항'은 독도를 영유하고 있는 우리 나라보다 일본에게 더 유리하다. 우리에게 있어서 훼손된 독도 영유권에 대한 손해는 곧 일본의 이익이 될 것이며, 어업협정이 개정되거나 연장될 때마다 일본이 그간에 취득했던 기득권은 쌓여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를 중간수역에 넣어 그 중간수역의 이익을 일본과 공유함으로써, 우리 단독으로 향유해 오던 독도 주변수역에 대한 우리의 주권적 권리는 반감되고 말았다.

게다가 독도 주변수역 이용 문제로 말미암은 분쟁은 우리의 주권하에서 처리될 수 없고, 한일간 협의에 의해서 처리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중재재판에 의해서 해결되거나, 아니면 유엔해양법협약의 강제적 분쟁해결 절차에 따르게 되어 있다. 독도 주변수역 문제를 다루는 국제재판정에서도 독도 영유권에 관련된 문제도 간접적으로 다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신 한일어업협정에서 어업 이외의 국제법적인 문제에 관하여 각 체약국의 입장을 해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실로 허울뿐이다. 신 한일어업협정으로 말미암아, 어업 문제와 영토 문제가 분리되어 전혀 영향이 없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어업 이외의 사항에 우리가 받는 영향은 실로 막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째로, 독도를 노리는 일본의 기존 입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하였으므로 분쟁상태를 부인해 온 우리의 입장이 영향을 받는 것이고,

둘째로 배타적 경제수역을 가질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독도의 주변수역에 대한 권리와 이익을 일본과 균점함으로써 우리의 권리와 이익이 그만큼 반감하는 것이니 국가의 주권적 이익의 향유에 대단한 손상을 받은 것이며,

셋째로 독도의 영해가 중간수역에 포섭될 가능성을 열어 놓았으니, 독도와 그 영해의 안전에 대해 우리가 일본의 선처를 구해야 하는 심리적 고통은 일본과의 정치관계에서 우리의 협상력을 다시 떨어뜨릴 수 있다.

'배제조항'은 '가진 자'에게 불리하고, '침탈하려는 자'에게는 유리하다. 각 체약국의 입장을 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존의 입장'이며 '앞으로의 입장'은 해할 수도 증가할 수도 있는 것이므로, 독도를 영유하고 있는 우리는 신 한일어업협정에 의하여 오히려 손해를 본 것이고, 앞으로도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배제조항'이 존속하는 한, 어업협정을 개정할 때마다 침탈하는 일본의 '기존의 입장'은 쌓여갈 가능성이 있다. 구 한말에 일본이 한국을 공략함에 있어서 일응 평화적이고도 점진적인 방식을 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독도 공략 정책도 역시 단계적이며, 신 한일어업협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을 간파해야 한다.

IMF관리체제하에서 실로 불평등하게 체결되었을 뿐더러 비합리적인 요소를 적지 않게 내포하고 있는 신 한일어업협정은 우리의 독도 영유권에 기한 주권적 권리를 훼손시켰고 앞으로도 그 훼손의 정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신 한일어업협정은 폐기되거나 개정되어야 한다. 협상에 참가한 대표의 부패나 월권행위가 밝혀지거나, 우리 국내법 절차상 불법적인 날치기에 의한 비준동의안 처리가 헌법재판소에서 불법으로 결정되는 경우에는 우리 정부는 이를 조약의 무효원인으로 원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신 한일어업협정의 유효기간이 3년이므로 지금 우리는 조약 개정을 준비해야 한다. 현 협정내에 들어있는 불평등하고 비합리적인 요소는 말끔히 제거되어야 한다. 200해리 시대를 맞이하여 해양 분할의 관점에서 추진된 신 한일어업협정 체제를 탈피하여, 한일 양국 사이에 놓인 반폐쇄해의 어업자원을 최선으로 관리하고 이용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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