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대한민국 동쪽 끝을 지키고 있는 소중한 우리 영토이다. 독도가 버티고 있기에 조선해(동해)라는 이름도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에게는 애환의 역사를 상징하는 섬이기도 하다. 이 독도가 몇 년 전부터 심한 영유권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분명한 한국영토가 심각한 영유권 위기에 걸려 신음하게 된 것은 바로 한국정부의 독도버리기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다.
독도는 동해안 죽변에서 약 220Km, 울릉도로부터는 약 88km 떨어져 있는 외로운 섬이다. 일제의 철쇄로부터 해방된 후부터 겪어온 독도 영유권 위기가 공동관리라는 새로운 차원의 위기로 넘어간 것은 1994년 유엔에서 새로운 해양법협약이 통과되고 1996년 한국, 일본, 중국이 이 해양법 협약에 가입하면서 부터이다. 그전 독도는 조선해 가운데 떠있는 섬이었고 국방상 요지임에도 한국이 이를 활용 할 의사도 없었고 여건도 아니었다. 따라서 작은 고깃배들이 머물며 고기를 잡는 한가로운 어업기지로 머물러 있었다. 엄청난 광물 자원을 가진 섬이라는건 이미 오래전에 알려졌으나 한일간의 분쟁이 가로막고 있어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한국, 중국, 일본이 모두 가입한 유엔 해양법협약은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섬을 중심으로 실제로는 영해와 다름없는 반경 200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가질수 있게 만들었다. 직경 400해리(약730km)에 이르는 이 원은 약 43만km2의 바다 영토를 확보할 수 있으니 조선해(동해)가 실제로 누구의 바다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가 걸리게 된 것이다.
조선해를 차지하는 자가 고기는 물론이요 바닷속의 자원과 국방상의 이점을 이용하여 조선해(동해)를 둘러싼 국제 관계에서 아주 유리한 입장에 설 것임은 묻지 않아도 분명한 사실이다. 조선해(동해)를 자기 나라의 영토로 만들 수 있는 기본 핵심 열쇠는 독도영유권을 누가 차지하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앞으로 조선해는 중국, 러시아, 한국, 북한, 몽고, 일본이 모두 직접 관계 국가가 되고 미국, 캐나다, 대만도 관련 국가로 참여하는 세계의 중심 바다로 바뀌게 될 것이다. 지중해의 영광에 뒤지지 않는 바다로 바뀌게 된다. 관련 국가들은 모두 경제적인 실력이 높고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또한 엄청난 자원 보유 국가들이기도 하며 엄청난 자원 매장 지대를 끼고 있다. 이 환조선해 관련 국가들의 교류와 교역 증가는 앞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런 조선해(동해)의 한 중심에 바로 독도가 있다. 독도를 차지하는 자가 바로 조선해를 관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독도와 울릉도가 연계되어 개발되거나 관리된다면 그 경제적, 정치적 가치는 실로 엄청나게 클 것이며 울릉도-독도 결합은 싱가포르나 홍콩 이상의 거대한 경제 기반을 형성하게 될 것임은 물을 필요가 없다.
독도는 또한 그 자체로 훌륭한 어장이면서 대화퇴나 세계적으로 소문난 은덕어장이나 러시아 어장들을 연결, 중계하는 어업 연결 기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이미 많은 양이 묻혀 있다고 밝혀진 지하 광물을 캐내거나 엄청난 양이 묻혀 있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지고 최근에 확정적인 사실로 바뀌고 있는 석유나 천연 가스를 개발 할 때는 무척 중요한 기지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큰바다의 중심에 있으므로 자연적으로 가지게 된 위치를 이용하여 여러 주요한 국책 연구기지들이 함께 들어 선다면 독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국방상의 가치는 더 말을 보탤 필요가 없다.
그러니 한국과 일본은 이제 독도를 두고 국가 존망을 건 사활전을 벌일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누가 독도를 차지하게 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 경쟁 구조에서 단연 유리한 입장에 있었으나 오랫동안 강대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영유권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침묵으로 일관해왔던 사실이 사실상 일본 주장에 대한 묵인 내지 동조로 간주될 수밖에 없어 독도 영유권 주장에 걸림돌로 작용하는데다가 1999년 초반에 발효된 신한일어업협정 체결로 일본과 법적 차원에서 독도와 조선해를 실질적으로 공동관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어 유리점이 사실상 소멸되었다.
일본은 원래 한국 영토이던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체계적이고 집요하게 국제 사회에 알려온 성과가 최근에 나타나기 시작했고 조선해를 일본해로 선전해 온 효과까지 겸하여 독도 영유권 주장의 국제적 기반을 마련한데다가 한국과 체결한 신한일어업협정으로 법적 차원에서도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고 각종 국제기구에 쌓아 놓은 발판도 튼튼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힘을 쓴다면 한층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상대 국가에 미치는 영향력의 측면에서 볼 때 일본은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정치적으로 양보한 독도
독도 영유권 확보를 위한 한국과 일본 사이의 경쟁은 배타적경제수역 깃점 선언 문제로 시작되었다. 배타적 경제수역에 관해서 한국에서도 언급이 없지는 않았지만 일본 외상이 나서 독도가 국제법상으로나 역사적인 측면에서나 분명한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고 독도를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1996년 공개 선언 하였다. 이어 일본 국회의원들의 시위가 있었고 결정적으로는 하시모도 수상이 나서 다께시마(독도)를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의 깃점으로 삼는다고 선언하므로써 대내외적으로 다께시마 영토주권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일본 수상의 독도 영유권 선언이 나오자 한국 국민들은 분노하여 일본 규탄 대회가 전국을 뒤덮었다. 총선을 앞두고 있던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발끈해서 일어서는 듯 했으나 아무런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심지어는 독도 선착장 준공식 행사에 조정제 해양수산부 장관의 참석 금지를 지시하고 여기에 더하여 징계조치까지 취하여 자신의 발언이 민족적 자존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단순히 민심을 이용하여 국회의원 당선자 수를 늘이기 위한 총선용 인기 발언이었음을 행동으로 입증하였다.
한편 한국정부는 일본 정부의 독도 깃점 선언이 나온 이후 약 1년 2개월의 시간을 허비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사그러 들기를 기다렸다가 국민들의 의식이 흐릿해 졌을 즈음인 1997년 외교통상부 자문 교수이자 일찍부터 일본 西南學院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박춘호(당시 유엔해양 심판관)등의 자문 절차를 거쳐 독도가 아니라 울릉도를 한국 배타적 경제수역의 깃점으로 삼는다고 선언하였다.
이로써 한국정부는 독도를 한국 영토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는 오해를 일본에 암시해 주는 정치적 조치를 취하고 말았다. 이런 조치는 일본으로 하여금 조금만 더 강하게 밀어부치면 한국으로부터 독도를 완전히 넘겨받을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한국 정부의 속마음을 알아차린 일본정부는 1997년도 백서에서 독도 탈환을 10대 외교 지침의 하나로 설정하여 국가의 총력을 쏟아 넣었으며 이것은 조선해(동해)와 독도 영유권을 실질적으로 위기에 몰아넣은 신한일어업협정을 한국정부에 강요한 원인을 만들어 내었다.
신한일어업협정 발효
김영삼대통령 뒤를 이은 김대중대통령은 1998년 일본 방문을 앞두고 모든 대일외교 현안 타결을 내각에 지시하여 실질적으로 일본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도록 주문하였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독도 문제를 일본 방문에서 처리하여 결국 독도를 공동관리수역에 포함시킴으로써 오늘과 같은 위기를 겪게 만든 신한일어업협정을 체결하였다.
섬과 암초문제
한국정부는 독도는 섬이 아니라 단순한 암초이기 때문에 섬이 가지는 국제법상의 지위를 가질수 없다고 주장한다. 섬과 암초는 국제법에서 어떻게 다른가. 섬은 200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가질수 있지만 암초는 200해리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가지지 못한다. 섬과 암초의 근거가 되는 조항으로 흔히 유엔해양법협약 121조 3항을 든다.
유엔 해양법 협약 제 121조 섬 제도
1, 섬이라 함은 바닷물로 둘러쌓여 있으며 밀물일 때에도 수면 위에 있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육지 지역을 말한다.
2, 제3항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섬의 영해, 접속수역, 배타적 경제 수역 및 대륙붕은 다른 영토에 적용가능한 이협약의 규정에 따라 결정한다.
3, 인간이 거주할 수 없거나 독자적인 경제 활동을 유지할수 없는 암석은 배타적경제수역이나 대륙붕을 가지지 아니한다.
한국정부는 바로 이 규정을 들어 독도가 독자적인 경제 생활을 영위 할 수도 없고 인간이 거주 할 수도 없으니 당연히 섬이 아니라 암초이고 따라서 배타적경제수역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말 독도는 사람이 살 수 없고 경제 생활도 불가능한 단순히 조그만 돌덩이에 지나지 않는가.
어떤 유식한 인사들은 여기에 보태어 협약문에 있지도 않은 조항까지 들이 댄다. 인간이 살 수 있고 경제 생활을 영위하자면 마실 물이 있어야 하고, 나무가 있어야 하고, 사람이 살아야 한다고 제법 토를 단다.
그런데 일본 남쪽 국경을 만드는 오끼노도리지마라 불리는 그야말로 암초가 있다. 이 바위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의자 크기만 한데 그 조그만 돌덩이 위로 항상 바닷물이 넘실거린다. 파도가 조금난 쳐도 조그만 돌덩이는 보이지도 않는다. 마실 물이라는 개념이 등장할 필요도 없고 나무라는 말도 나올 필요가 없다. 사람이 서 있을 수도 없으니 사람이 산다는 말 역시 필요가 없다. 이런 조그만 돌덩이를 일본 정부는 섬으로 선포하고 이 조그만 돌을 깃점으로 삼아 무려 43만 평방킬로라는(통일 한반도의 2배)바다 영토를 확보했다. 일본 정부가 조그만 돌을 섬이라는데 누가 섬이 아니라고 따지고 나설 것인가.
다른 나라의 경우도 모두 마찬가지다. 아무리 작은 돌이라도(심지어는 바늘크기 정도의 돌이라도) 그 돌을 관장하는 정부가 섬이라고 주장하면 섬으로 인정 할 수밖에 없다. 대신 제주도 같은 섬도 한국 정부가 암초라고 주장하면 암초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지구상의 모든 국가는 아무리 작은 모래만한 돌이라도 모두 섬으로 규정하고 섬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향유하여 엄청난 바다영토를 넓히는데 이용한다. 강대국일수록 더 그렇다. 대체 어느 나라가 자기 나라 바다를 줄이자고 나서겠는가.
독도는 반평도 안되면서 항시 물에 잠기는 오끼노도리지마 크기가 아니다. 6만 평이 넘는 넓이와 160m가 넘는 높이와 사람이 마실 우물이 있고 나무 숲이 있고 수십만 마리의 새둥지가 있고 수백 수천종의 꽃과 풀이 자태를 뽑내며 온갖 벌레가 번식하는 곳이다. 지금도 경찰 40명과 등대지기 3명이 살고 있지만 예전에도 수많은 해녀와 어부와 목수들이 태고적부터 살면서 경제 생활을 해왔다. 독도는 엄청난 어장이다. 안용복 장군이 일본 침탈자들을 쫒아 독도에서 솥을 걸고 밥을 해먹는 무리들을 몰아냈다는 기록도 있다. 1950년대에도 독도의용수비대원 수십명이 몇 년간을 버티며 생활하던 곳이다. 독도 주위를 오끼노도리지마 보다 수백, 수천배 큰 통바위들을 비롯해서 약 90여개에 이르는 암초군이 둘러싸고 있다. 실제로 독도를 제대로 둘러 보자면 며칠간의 일정을 잡아야 할 정도로 독도는 복잡한 요소를 간직한 신비의 섬이다.
지금 국제적법상의 섬 인식은 나무가 있고 물이 있고 사람이 사는 농경국가의 목가적 수준이 아니다. 국가가 예산을 들여 섬을 개발, 유지하건 관광이나 어업을 하건 군사적 목적으로 쓰건 무슨 방법으로건 섬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면 섬이라고 인정한다. 때문에 어느나라건 섬의 크기나 상태를 두고 시비를 걸지 않는다. 오직 국가 영유권에 대해 시비가 걸릴 뿐이다.
암초규정은 독도 버릴 핑계
그런데 왜 한국정부는 이렇게 크고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 요지에 우뚝 서있는 독도를 굳이 섬이 아니라 암초라고 주장하는가. 독도가 오끼노도리지마 크기의 암초라고 해도 다른 나라처럼 섬이라고 주장하고 권리 설정에 나서야 하는데 지나치게 충분한 역사적 자영적 조건을 갖춘 섬을 굳이 볼품없는 암초로 내모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 번째 이유는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을 우방이라고 부른다. 한국전쟁 후 약 50년간의 외교정책은 일본에 이로운 것은 무조건 존중해야 한다는 냉전시기의 발상에 길들여져 왔다. 그런 이유로 독도를 두고 일본과 분쟁을 빚어서는 물론 안되고 무조건 일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는데 그 방법이란 일본의 요구대로 독도를 일본에 내어주는 것이다. 냉전 시기의 외교란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동맹, 진영 외교를 펼치는 것이었으므로 국민의 영토 의식을 외교 정책의 방해물 정도로 알고 있었고 실제에 있어서도 한국의 국가 정책은 미일 강대국의 이익을 무조건 존중하는 쪽으로 항상 결론이 날 수밖에 없었다. 국가의 자주성을 존중 받을 수준도 처지도 아니었다. 이런 냉전 대결 구도의 희생물이 바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 포기로 나타났다.
두 번째 한국의 집권 세력은 항상 일본으로부터 정치적, 재정적 지원을 받아왔다. 대신 국가와 국민의 희생을 통하여 일본의 이익을 보상하는 쪽으로 정책을 세워 왔다. 일본에 매년 엄청난 액수의 무역 적자를 내는 것도 이런 이유가 내재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런 한·일간의 밀착을 일러 검은 유착이라 부르는데 이런 한·일 동맹이 바로 동아시아에 긴장과 대립의 파고를 높여온 주요 축이다. 이런 배경을 가진 한국 정치 세력의 국가 이익 포기 사례로 등장한 것이 바로 독도 주권 문제이다.
세 번째로 한국에는 항상 강대국의 이익만 존중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인식이 있었고 이런 인식은 더 나아가 강대국의 앞잡이로 사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사대 노예 사상을 낳았는데 이런 사상은 자신의 영토를 제힘으로 지킨다는 자주 의식이나 강토 의식 자체가 원천적으로 없을 수 밖에 없었다. 영토 의식, 자주 의식의 부재가 결국 독도 영유권 의식 부재로 나타난 것이며 독도를 일본에 주더라도 일본의 보호를 받는 것이 순리라는 인식 체계를 만들어 내었다.
네 번째로 한국은 일본의 모범을 따라 경제 개발을 해 왔는데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 사상, 기술에 대한 동경과 더불어 대일본 종속 의식을 만들어 내었고 사회 각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일본과 교류, 협력 하는 연결고리들을 만들어 내었다. 정치, 언론, 경제, 문화, 종교, 체육등 모든 분야에서 형성된 대일 종속 협조 의식은 자동으로 일본에 해로운 요소들을 삭제하게 만드는데 이런 기제가 바로 독도 영유권 자동 포기에 따른 국민적 저항을 사그러들게 만들고 사회 문제로 삼지 않도록 조장해 온 것이다.
다섯 번째로 어설픈 세계화 인식이 민족, 국가적 이익 주장은 시대 착오적인 것으로 오해하게 만든 경향도 있다.
여섯 번째로 위에 든 이유들로 해서 한국 정부 책임자 입장에서 본다면 일본의 역사 미화나 독도 영유권 침탈에 따른 국민적 저항은 일어나지 않을 것인데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의 적극적인 응원도 받지 못할 독도영유권 주장을 강하게 펼치고 나올 때의 엄청난 손해는 뚜렸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어떤 정권이 이익은 없고 손해만 나는 쪽으로 정책 결정을 하겠는가.
세밀하게 항목을 정리하자면 훨씬 더많은 이유가 나열 되겠지만 이런 정치, 사상적 배경이 한국 정부로 하여금 독도영유권을 포기하게 만든 것이다. 영유권 포기를 포장할 핑게로 등장한 것이 바로 독도 암초론이며 이 논거를 박춘호라는 일본 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인물이 한국 정부에 제공한 것이다.
정부는 독도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로 한국은 울릉도를 깃점으로 삼고 일본은 오끼도를 깃점으로 삼아 중간선을 그으면 그래도 독도는 한국 관리 아래 들어 온다는 주장을 펼친다. 바다에 대한 개념은 아예 없는 것이다. 물고기는 안먹고 배도 안타는 사람들이다. 독도를 깃점으로 삼아 오끼도와 중간선을 그으면 울릉도 깃점보다 엄청나게 넓은 바다가 한국 것이 될 것이며 얼마나 많은 어부와 엄청난 광물 자원과 정치, 경제적 이익 늘어 날 것인데 이런 모든 것을 모두 포기하고 독도 섬하나만 건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다를 포기하고 독도만 건지겠다고 할 때 과연 독도가 바다와 따로 떼어져 건져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독도는 바다와 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다. 조선해(동해)와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고 그런 뗄수 없는 관계를 전제한 독도가 만들어 내는 이익은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다.
다음 문제로 한국이 독도를 포기하고 울릉도로 후퇴하면 일본이 자동으로 오끼도로 후퇴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본은 절대로 그럴 나라가 아니다. 일본은 독도를 포기하지 않는다. 한국이 독도를 포기하면 독도는 자동으로 일본 땅이 되고 중간선은 울릉도와 오끼섬 중간이 아니라 울릉도와 독도 가운데 그어지게 된다. 그리고 얼마간 세월이 흐르면 울릉도와 한국 본토 가운데 중간선이 그어지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는 그때마다 적절한 홍보 자료를 내놓고 최선의 선택이며 국익을 존중했다고 국민에게 선전할 것이다.
버려지는 독도
지금 독도에 가보면 독도의 현실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동도 선착장에는 울릉도 어부들이 고깃배를 대기는 커녕 밧줄도 걸지 못한다. 2003년 2월 28일 한치잡이를 간 울릉도 고깃배들이 독도 선착장에 배를 대자 경찰이 내려와 밧줄을 벗겨 배로 던져 어부들과 시비가 붙었다고 현지에서 독도본부에 알려왔다.
동쪽섬 선착장에서 경비대 막사로 올라가는 길을 이루는, 오래 전에 만들어진 안전 시설과 계단은 이제 삭아서 딛고 다니기에 매우 불안하다. 조금만 그대로 버려 두면 사람이 다닐수 없게 될 것이다. 예전에 어부와 해녀들이 마시던 우물은 출입 금지와 관리 부재로 완전히 버려져 마실수 없는 물이 되었다. 동도를 돌아보는 좁은 길과 안전망도 삭아 내려 다니기가 위태롭다. 어부 숙소로 지은 건물에는 썩은 갈매기 시체만 나뒹굴고 있으며 바다 먼지와 소금기가 떡이 되어 굳어 가고 있다. 서쪽 섬 어부 숙소에서 우물로 통하는 계단 길은 완전히 망가져 사람이 전혀 다닐 수 없게 되었다. 이길을 만든다고 얼마나 힘들게 작업을 했는데 영토 사랑의 자취는 사라지고 갈매기 울음 소리만 처량하다. 뱃자리는 정부에서 부순 후 고쳐 지어주지를 않아 이제 독도는 주민이 살 수 없는 섬이 되었다. 옛시절 과학 문명의 자취가 없을 때에도 많은 사람이 살았는데 기술이 발전 하고 국가 의식이 높아졌다는 오늘에는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주민을 살지 못하게 만드는 방법중 하나가 생활 근거를 없애는 것 아닌가.
보초 경찰은 총알도 없는 빈총으로 바다를 살피고 있다. 혹시 한국 고기잡이 배가 배를 대는 것이 아닌가 감시하는 것이다. 일본 함정이 온다면 빈 깡총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총알이 있다한들 소총으로 무엇을 어쩌겠는가. 하기야 어쩔 필요도 없겠지만. 지금 독도에 있는 시설물은 독도의 가치가 더 높아진 요즘에 와서 영토 보존을 위해 만든게 아니다. 독도의 경제적, 정치적 값이 지금처름 뚜렷하지 않을 그때 일본의 반대속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새로운 시설을 만들지 못한다면 있던 시설이라도 잘 보존하고 활용해야 하는데 있는 시설조차 망가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 한국인이 머물기는 커녕 올 수도 없는 곳으로 만드는 정책의 현장이 독도 현주소이다. 무슨 말로 이런 행태를 설명 할 것인가. 환경 보전을 위해서 그런다고 할 것인가. 정부의 어려운 처지는 이해한다. 그러나 정부의 처지를 이해하고 참고 있으면 독도와 바다는 없어진다. 독도와 바다가 없어진다면 환조선해(동해) 경제권도 독도 주변에 묻혀 있는 자원도, 풍성한 어장도 천연 가스도 모두 없어지고 만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떨어져 나간 독도와 바다가 한국을 치는 칼날이 되어 한국의 목을 겨눌 것이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는 길은 정부의 틀린 정책을 바로잡는 길 뿐이다. 정부가 버렸다고 국민까지 독도를 버려서는 안된다. 또 국민들이 버린 일도 없다. 독도에 그나마 지금까지 한국 영토로서의 명맥이라도 유지되고 있는 것은 한국 정부 덕분이 아니다. 위기 때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독도를 부여잡고 목숨을 바쳐온 백성들의 노고 덕분이다. 이제 잘못 가는 정부를 채찍질 하여 바로 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독도를 살리고 민족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김봉우 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