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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편지-1999년 1월 4일

존경하옵는 국회의원님:

국회에 상정되어 있는 한일어업협정안의 비준을 두고 지난 해 말(28일)에 열린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전문가 진술회의에 참석, 방청했던 한 국제법 학자로서 그 때의 토의가 법적 내용에 관한 논리적인 토론이라기 보다 다분히 감정적인 공방(攻防)의 모습을 나타낸 데에 대해서 안타까운 감회(感悔)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바쁘신 의원님께 이처럼 새해 벽두에 서신을 드리는 것은 이 어업협정 문제에 관련된 법리적 내용의 일부를 말씀드림으로서 혜안(慧眼)있으신 의원님께서 이 문제의 당부(當否)를 판단하심에 있어 어떤 가닥을 잡아드리고져 함에 있읍니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이 어업협정으로 한국의 독도(獨島) 영유권이 영향을 받는가? 하는 점에 집중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춘호 국제재판관님을 비롯한 우리 정부 측 견해로는 이 어업협정은 영유권 문제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서 오는 23일이면 실효(失效)되는 1965년 한일어업협정 대신에 동해(東海)에서 한국과 일본간에 있어서의 원만한 어업질서를 마련해 주는 가장 실리적(實利的)인 합의라고 주장하고 있고, 신용하 교수 등 이 협정의 내용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이 어업협정이 한일(韓日)간의 정식 합의로서 현재와 같은 내용으로 발효된다면 독도(獨島)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은 이제 결정적으로 훼손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상임위 의원들이나 국민들은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학자들의 찬반양론을 다 들어봐도 과연 어느 쪽이 옳은지 잘 판단이 안된다는 느낌인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이라면 여야(與野)가 구별되어 정치적인 입장의 차이에 따라서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서 상반된 견해를 가질 수도 있다고 하겠으나 참으로 기이(奇異)한 것은 어찌해서 법적인 문제에 관해서 학자들까지 이처럼 판이하고 상반된 견해로 서로 대립되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견해를 들어보려고 하는 국회의원들 앞에서 격앙된 감정의 한끝을 보이게 되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 문제의 중대성에 비추어서 나라의 앞날을 위해서 참으로 불행한 일
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법적인 문제의 핵심은 언제나 결국 상식적인 진실(眞實)에 좌우되는 것이므로 이 문제도 그렇게 판정(判定)하기에 어렵기만 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오며 이 편지로 의원님의 판단의 가닥을 잡아드릴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우선 이 어업협정의 협상(協商) 진행경과를 돌이켜 보면, 한국 측 기본입장은 본래, 어업협력합의의 [적용대상수역]을 {양국간에 합의로 획정될 잠정적 EEZ경계로 구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1997년 3월 EEZ경계문제와 어업협력 협의를 분리(分離)하는 데에 동의하였습니다.

양국간의 EEZ 경계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유엔해양법협약 제74조의 취지에 좇아서 잠정적 조치를 강구해야만 하는 데, 한국의 종래 입장은, 대체로 한일(韓日)간의 어업협력 대상수역의 범위를 정하는 잠정적 경계는 {울릉도와 오끼섬의 중간선을 그 잠정적인 경계로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1997년 10월 [잠정합의수역] 설정에 동의함으로써 이 입장도 양보, 포기(抛棄)되었습니다.

이처럼 ① 1997년 3월, EEZ 경계획정문제와 어업협력문제를 분리, 토의하자는 일본 측 강요를 수용(受容)한 점과, ② 1997년 10월, 1974년 합의된 한일간의 북부대륙붕 경계 제35번점 이북 수역에 잠정적 합의수역을 설정하자는 일본 측 안(案)을 수용(受容)한 점은 한일간의 어업협정개정 협상에 있어서 한국 측은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문제를 양보하고도 한일간 쌍무적 협상에서 일본으로부터 아무런 동가적(同價的) 상환(償還)(quid pro quo)의 보장(保障) 조건을 확보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 국내적으로도 이러한 양보로 인하여 야기될 사태, 즉 독도에 대한 한국 영유권의 현상적 우위(優位)가 훼손되는 문제에 대한 여러 전문가의 체계적인 검증(檢證)이 시도(試圖)되지도 않았고, 대일(對日) 협상전략에 관한 국내적인 총의(總意: consensus)도 마련된 바가 없었습니다. 협상진전의 내용들은 대체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이제 비준 단계에 와서 이미 여러 가지로 양보(讓步)된 전제 위에 체결된 이 어업협정에 대해서 정부는 그만하면 잘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1998년 10월 대통령의 방일(訪日)을 계기로 한일간의 새롭고 획기적인 동반자 관계의 수립을 표방하는 외교적 조치들을 진행시킴에 있어서, 일본의 일방적인 구한일어업협정 파기로 야기된 양국간의 경색(梗塞)된 관계는 빨리 해소되어야 했으며 이를 위해 한일간 어업협상의 원만한 타결이 서둘러서 추진되어 온 것을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번 어업협정이 한일간의 정상회담 일정에 맞추기 위해서 급하게 서둘러 추진되기는 하였지만, 우리 정부측이 전문가의 자문(諮問)도 없이 졸속한 협상을 타결시켜 나간 것은 물론 아닙니다. 일부 아주 권위있는 학자가 정부의 협상과정에서 중요한 자문을 해온 것은 잘 알려진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일본과의 어업협상을 현재와 같은 양보(讓步)와 제한(制限)을 감수하고 서둘러 타결할 수 있게 도와준 이들 일부 권위있는 학자들의 견해는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으며 이들이 주장한 몇 가지 이론이 지금 비판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그 중요한 요점을 간단히 검토해 보겠습니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택한 입장 중 중요한 첫 번째의 문제점은 독도가 배타적 경제수역을 갖지 않는다고 보는 것입니다. 현재 타결된 바와 같이 독도를 이른 바 「중간수역」안에 둘 수 있었던 것은 이번 협상에서 양국이 각기 그 연안으로부터 35해리를 전속적(專屬的)인 배타적 어업수역으로 인정키로 정한 기준을 독도에 대해서는 적용치 않았기 때문이며 이것은 독도가 배타적 경제수역을 갖지 않는다고 보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논리적인 전제(前提)가 된 것입니다.

지금 정부측은 이 어업협정이 순전히 어업에 관한 협정이므로 영유권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한국의 영토인 독도(獨島)가 배타적 경제수역을 갖느냐 갖지 않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어업에 관한 문제"는 아니며 국가영역 주권의 중요한 내용인 "해양관할 주권의 문제"인 것입니다. 즉 이 어업협정은 국가영역 주권에 관한 중요한 한국의 입장이 공식적인 전제로 들어가 있는 양자조약인 것입니다.

한국정부가 "독도는 배타적 경제수역을 갖지 않는다"고 보는 입장을 택하게 된 이유는 동해(東海)에서 일본과 어업협정을 타결하고 배타적 경제수역 경계를 획정함에 있어서 중요한 장애가 될 독도에 관한 영유권 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러한 입장을 취하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전략적인 계산"이 있는 셈이었습니다.

즉 독도는 한국의 영토이므로 일본의 영유주장에도 불구하고 독도에 관한 이른 바 영유권 분쟁의 존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었으나 좁은 동해(東海) 수역에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 제도를 도입함에 당하여 일본과의 경계획정에 있어서 독도에 관한 영유권 분쟁 문제가 필연적으로 제기되게되어 있었습니다.

이 경우에 독도가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갖지 않는다고 하면 울릉도와 일본의 오끼섬 사이의 중간선으로 양국간의 경계를 정하도록 주장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영유권 문제는 회피될 수있으며, 독도는 울릉도의 200해리 경제수역 범위 안에 들어와서 실효적인 점유를 갖고 있는 한국의 독도영유가 확정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의 "계산"이었습니다. 이러한 한국 측의 "전략적인 계산"을 고무(鼓舞)시켜 준 것은 유엔해양법 협약 제121조 3항이었습니다. 이 조항은 제3차 유엔해양법회의를 통해서 새롭게 채택된 조항으로서 불모(不毛)의 고도(孤島)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인간의 거주(居住)가 불가능하거나, 독자적인 경제생활이 지속될 수 없는 암석")의 경우에는 경제수역(經濟水域)과 대륙붕(大陸棚)을 가질 수 없다는 규정입니다.

사실상 한국정부의 이러한 계산된 입장은, 우선 법리적으로 많은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은 미루어 두더라도, 일본과의 상관적 관계에서 약간의 우여곡절을 겪고 유지되어 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유엔해양법협약이 발효된지 약 1년이 되는 1995년 말경에 일본은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함에 있어서 독도(그들은 다께시마라고 호칭)를 기점으로 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경로로 한국 정부측에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의사표시가 의미하는 바의 심각성을 잘 아는 한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이를 묵살(默殺)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6년 2월 9일, 하시모도(橋本龍太郞) 일본수상은 공식적인 발언을 통해서 일본은 유엔해양법협약에서 규정된 배타적 경제수역을 설정함에 있어서 일본의 고유영토인 독도(竹島)로부터 그 200해리 수역을 기점할 것이라는 의사를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본수상의 발언은 한국국민의 격렬한 반일(反日)감정을 촉발시켰으며, 특히 김영삼 당시 한국 대통령은 예정되어있던 일본 의원단과의 접견을 취소하고 독도에 관한 한국의 영토주권을 부인하는 일본의 어떠한 조치도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하였습니다. 한국국회도 13일 통일외무위원회를 소집하여 일본의 망언(妄言)을 규탄하는 「독도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읍니다. 일본은 독도문제로 인해서 한일간의 외교적 갈등이 심화되자 "한일 양국의 우호관계는 중요한 만큼 냉정하게 대화(對話)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기본입장은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임을 전제로 200해리 경제수역 설정작업을 계속하되 한국에 대해서는 감정적인 대립을 피하면서 새로운 어업질서 마련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나간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독도는 경제수역의 기점이 될 수 없으므로 200해리 선포와는 아무관계가 없는 섬이다."라는 입장을 취하기로 한 협상(協商) 전략적인 방침을 갖고 있던 한국 외무부는 독도를 경제수역의 기점으로 삼겠다는 일본의 적극적인 자세가 공론화 되자 "일본이 독도로부터 200해리를 기산(起算)한다면 우리도 독도로부터 200해리 경제수역을 기산할 수밖에 없다"고 하여 종래의 전략적 입장을 수정하는 문제가 심각히 고려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독도와 관련해서 촉발된 반일적(反日的) 분위기가 가라앉고 일본과의 어업협상을 다시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계산된 입장은 다시 살아나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한국정부의 독도는 "200해리 선포와는 아무관계가 없는 섬"이라는 협상 전략적인 방침의 법리적 문제를 검토해 보겠습니다.
유엔해양법 협약 제121조 3항은 "인간의 거주(居住)가 불가능하거나, 독자적인 경제생활이 지속될 수 없는 암석"의 경우에는 경제수역(經濟水域)과 대륙붕(大陸棚)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이 협약의 당사국인 만큼 설사 그들이 독도를 자기들 영토라고 고집하는 경우에도 독도에서 200해리 경제수역을 기산한다는 주장은 할 수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일본은 독도는 물론이고 그 영역내의 다른 많은 불모(不毛)의 고도(孤島)들로부터 200해리 관할수역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상 한국 정부가 121조 3항에 관한 해석을 독도문제와 연관해서 원용하고 이 조항으로 인하여 이제 독도는 "200해리 선포와는 아무관계가 없는 섬"이 되었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앞서 지적한 대로 동해(東海)에서 일본과의 200해리 경계획정을 함에 있어서 독도영유권 분쟁문제를 회피해나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와 아울러서 주장되는 몇 가지 부수적인 이유들이 있읍니다.

즉 이러한 입장이 관철되고 일본도 이 조항에 기속(羈束)된다면 규슈 남서쪽에 있는 남녀군도(男女群島)와 조도(鳥島)에 대해서도 일본은 경제수역을 주장할 수 없게되고 규슈와 제주도 근해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의 경제수역 경계를 획정함에 있어서 한국은 이들 섬을 무시하고 규슈(九州)나 일본 혼슈(本州)로 부터의 중간선으로 그 경계를 정할 수 있게되어 한국 측에게 유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국이 양자강 입구에서 연안으로부터 62해리 이상 떨어져 있는 해초(海礁 또는 童島)와 해남초(海南礁)로 부터의 관할 주장도 저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이유」는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법리를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객관적으로는 성립될 수 없는 것들에 불과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121조 3항의 해석에 관한 것입니다.
이것이 국내법령이라면 명문의 실정적(實定的) 규정이 있는 이상 각 법률조항의 규범력은 국가의 강제력을 배경으로 모든 법주체를 구속한다고 보는 것이므로 그 각 조항의 규범적 효력은 비교적 명확하고 단순한 구조로 발휘될 것입니다. 즉 일본은 그 영역내의 다른 많은 불모(不毛)의 고도(孤島)들로부터 200해리 경제수역을 주장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국제법의 경우에는 그렇게 단순하거나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다자조약인 유엔해양법협약의 각 조항들은 그 당사국을 법적으로 기속(羈束)합니다. 그러나 특히 문제의 조항과 같이 법규로서의 의미가 모호하여 해석상 문제가 있을 때에는 결국 국가관행이나 국제판례에 의하여 그 규범의 구체적인 의미가 확정될 때까지 국내법령의 경우와 같은 일률적인 규범력으로 모든 법주체를 구속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121조 3항은 그 규범적 의미의 해석에 관하여 해양법에 있어서 가장 논의가 분분한 문제의 조항으로 이름이 나있는 형편입니다. 특히 미국(美國)과 같은 나라는 121조 3항을 아주 좁게 해석하여 "단순한 암석(rocks)" 이외의 이른 바 "섬(island)"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경우에는 이 조항의 적용을 배제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거의 모든 불모(不毛)의 고도(孤島)들로부터 200해리 경제수역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린다면, 현재 해양법상, "인간의 거주(居住)가 불가능하거나, 독자적인 경제생활이 지속될 수 없는 암석"이라는 제121조 3항의 요건을 해석(解釋)함에 있어서 관건(關鍵)이 되는 것은 "암석"이냐? "섬"이냐? 하는 점에 있으며 "인간의 거주(居住)가 불가능한가?" 또는 "독자적인 경제생활이 지속될 수 있는가?"하는 점에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대의 과학적 기술로서 이 지구(地球)상의 어떤 불모(不毛)의 땅덩어리에서도 인간의 거주(居住)가 불가능한 경우란 없으며, 주변의 어자원(魚資源) 등을 활용할 경우에 어떤 경우에도 "독자적인 경제생활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떤 섬이 암석(岩石)인가? 또는 섬(島)인가? 하는 것은 그 지각(地殼)이 암반(巖盤) 등으로 구성되었는가? 하는 지질학적 기준 등에 의거(依據)하기 보다는 단순한 암초에 불과한가 아니면 섬이라는 개념에 속할 수 있는가? 와 같은 크기의 기준으로 판별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현재 해석의 일반적 추세입니다.

섬을 크기로 분류한 학자들의 시도(試圖)는 일찍부터 많이 있었으며 대체로 1/1000 평방 마일 이하의 면적을 암석(Rocks)으로 분류하고 있읍니다. 독도는 0.074 평방 마일의 면적을 갖는 섬이므로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는 이 조항(제121조 3항)에 해당하는 암석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1997년 7월 25일 영국은 유엔해양법협약에 가입하여 119번째 체약국이 되는 것을 계기로 Rockall 섬 주변에 설정되어 있던 200해리 어업수역을 포기하고 12해리 영해와 24해리 접속수역만을 유지하는 것으로 재조정할 것을 천명(闡明)한 바가 있고, 이것을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 3항의 규범적 효력을 인정한 중요한 국가적 행위의 관례(慣例)로서 인용하는 분도 있습니다. 물론 이는 대단히 중요한 국가관행을 구성하는 사건이기는 하나 이 사례 하나만으로서 모든 "섬"에는 차별없이 경제수역과 대륙붕 관할수역을 인정해야 한다는 일률적 관할설을 견지하는 미국이나 프랑스 등의 도서(島嶼)에 대한 입장을 변경시키거나 외딴 무인도에서 경제수역을 선포한 조치들을 무효화시키지는 못하는 것입니다.

현재 유엔해양법협약 제121조 3항을 국내법으로 정확히 수용한 유일한 국가는 Mexico가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 Mexico 조차도 사실상 이 조항에 충실하지 못한 형편입니다. 이 나라의 태평양 연안에는 Revillagigedo 제도(諸島) 등 여러 섬이 있는데 Mexico는 이들 중 Roca Alijos섬 이외의 모든 섬에서 200해리 경제수역을 선포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Mexico가 200해리 경제수역을 선포해놓은 Revillagigedo 제도(諸島) 중에서 Socorro 섬은 활화산이 있어서 인간의 상주(常住)가 불가하며, Clarion 섬은 어떤 포유동물도 서식할 수 없는 불모의 섬으로 헬리콥터가 아니면 상륙 조차도 어려운 섬인 것입니다. 많은 국가들이 명시적으로 모든 섬에서 경제수역을 갖는 것으로 정하고 있읍니다.

앞으로 유명한 국제 판례가 나오고 확고한 국가관행들이 확립될 때까지 이 121조 3항의 해석은 각 국가간에 많은 혼돈과 견해 차이를 나타내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독도의 경제수역 관할을 포기하는 것만으로 이 조항의 규범력을 국내법의 경우처럼 확정적이고 일률적인 것으로 변모시킬 수는 없으며 일본이 그 주변 도서에서 200해리 수역을 주장하는 것을 확정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섬에 관한 국제법상의 문제는 이상과 같이 섬이 어떤 해양관할권을 가질 수 있느냐? 여부(與否)와 같은 권원(權原: title)의 문제 이외에 경계획정에서 얼마만한 무게로 그 섬의 존재를 고려할 것인가?하는 가치(價値: merit)의 문제가 있습니다. 문외한들은 이들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으나 법리적으로는 이 둘은 엄격히 구별되는 것입니다.

제주도 남쪽에 있는 일본의 무인 고도 남녀군도와 조도를 한일간의 200해리 경제수역의 경계획정상 어느 만큼의 가치로 고려할 것인가? 하는 것은 바로 이 가치(價値)의 문제이며 이러한 가치의 문제는 각 경계획정의 경우마다 그 특별한 여건(relevant or special circumstances)으로 "개별적으로" 고려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독도에 대해서 한국이 경제수역을 주장하건 포기하건 그것은 남녀군도와 조도의 경우와는 아무런 관련을 지을 수가 없는 것이므로 이러한 것을 중요한 근거로 주장한 우리 정부의 논리 (또는 정부를 자문한 권위있는 학자들의 논리)는 국제법상의 법리를 잘못 이해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중국 양자강 입구에 있는 해초(海礁)와 해남초(海南礁)에 관련된 주장도 또 다른 오해인 것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1조 3항을 독도에 적용하므로서 (중국으로 하여금 이들 섬에 대해서 똑 같이 이들 조항을 적용케 해서) 중국이 이들 섬으로부터 대륙붕 관할을 주장, 행사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다고 하는 이론은 법리상 여러 가지 혼돈과 비약이 내포된 아주 방만(放漫)한 주장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앞에서 자세히 언급한 것처럼 현재 국제법 해석상, 한국이 121조 3항을 독도에 적용했다고 하는 사실로 중국으로 하여금 당연히 121조 3항을 그들 섬에 적용하도록 하는 확정적인 규범력을 생성시킬 수도 없으려니와, 특히 이 해초(海礁)와 해남초(海南礁)에 관련된 중국의 입장은 이들을 직선기선의 기점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므로 이는 처음부터 121조 3항과는 전혀 관련이나 해당(該當)이 없는 것입니다.

바쁘신 의원님께 너무 긴 서신을 드리는 것은 적당치 않은 일인 것으로 사료되어 오늘 서신은 여기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이번 어업협정이 어업에만 관련된 것이므로 영유권 문제와 연관시키는 것은 법적으로 맞지 않고 국익을 위해서도 도움이 않된다는 이론이 내포하는 오류(誤謬)와 허구(虛構)를 지적하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이 논점과 관련해서 1954년 국제사법재판소의 망끼에 에끄레오 영유권 분쟁사건 판결을 인용하고 있는 주장은 국제법상 판례를 인용하는 기본적인 법리 마저도 무시하고 있는 주장입니다. 전에 보내드린 소생의 논문에 대략적인 설명이 포함되어 있으나 그 논문 자체가 너무 방대해서 바쁘신 의원님이 읽고 참고하시기에는 적당치 않음을 알고 있습니다. 혹시 소생에게 문의해 주신다면 언제나 흔쾌히 답변에 응하겠습니다.

부산에서,

한국해양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金榮球 교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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