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한·일어업협정은 동해에서와 마찬가지로 제주도 남부에서도 ‘중간수역’을 설치하고 있다. 이 제주도 남부 중간수역은 한·일 대륙붕공동개발구역 상부수역의 ‘서북 변계’에 해당한다. 그것도 전체 한·일 대륙붕공동개발구역 상부수역의 겨우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수역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 정부는 왜 어업협정 체결 시 대륙붕 공동개발구역 상부수역 전체 혹은 그 태반의 수역을 중간수역으로 설정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대륙붕공동개발구역은 오래전에 한·일간 경계획정 분쟁의 대상이었던 곳으로 아직까지 양국간에 주권적 권리의 최종적 확정 및 귀속이 이루어지지 못하다. 이런 점에서 신 한·일어업협정 체결 시 제주도 남부에 중간수역을 설정할 때에는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한·일 대륙붕공동개발구역 상부수역 전체(혹은 적어도 50% 이상 태반의 수역)를 중간수역으로 설정할 당위성과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어업협정 체결협상에서 이러한 특수사정을 주장하지도, 또한 적극 반영하지도 못하였다. 그로 인해 우리의 국익 극대화를 실현하지 못한 것이다. 그 대신 한·일 대륙붕공동개발구역과 그 상부수역의 8할 가량을 일본측 EEZ로 ‘사실상 넘겨주는 것’에 합의한 것이다.
게다가 이 제주도 남부 ‘중간수역’ 중에서 남부에 위치한 3분의 1 정도가 중·일어업협정에 의해 동지나해 일원에 설치된 공동관리적 잠정수역과 중복되고 있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한국이 신 한·일어업협정 체결 시 중·일간에 구축된 어업질서를 존중하기로 하며, 일본에 대하여 협력하기로 약속 내지 의향을 표명한 ‘합의의사록’을 체결하였다는 사실이다. 동 ‘합의의사록’ 제2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대한민국 정부는 협정 제9조 제2항에서 정하는 수역(제주도 남부 중간수역을 의미한다. 필자 주)의 설정과 관련하여, 동중국해의 일부 수역에 있어서 ‘일본국이 제3국과 구축한 어업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일본국 정부에 대하여 협력할 의향을 가진다. 다만 이는 일본국이 당해 제3국과 체결한 어업협정에 관한 대한민국의 입장을 해하는 것으로 간주되어서는 아니된다.”
그러면 여기서 ‘동중국해의 일부 수역에 있어서 일본국이 제3국과 구축한 어업관계’ 혹은 ‘중·일간에 구축된 어업질서’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바로 제주도 남부에 위치한 한·일 대륙붕공동개발구역 상부수역 전체의 대략 5분의 2를 잠식한 일·중어업협정상 ‘공동관리적 성격을 갖는 잠정수역’ 설정을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이를 존중하고 필요시 일본측에 대해 협력을 제공할 의향을 갖는다고 명기한 것은 한·일 대륙붕공동개발구역과 그 상부수역에서 한국이 당당히 주권적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도록 스스로 족쇄를 채운 격이라고 할 것이다. 특히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구역 상부수역 중 ‘한·일어업협정에 의해 일본측 EEZ로 귀속되고 동시에 일·중어업협정에 따라 잠정수역으로 설정된 곳’에서 한국이 과연 자유롭게 대륙붕 탐사, 채취 및 개발의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하겠다.
[독도본부 제16회 독도위기 학술토론회07. 02. 24]어업협정 폐기해도 일본의 독도에 대한 권리는 그대로 남는 문제를 어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