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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지킨 ‘민간 외교관’ 안용복, 광복 81년의 바다를 묻다

울릉도·독도 지키려 두 차례 일본행…‘행동하는 애국심’ 남겨



미국 LA교민회 홍보 전시관 독도 전경 사진. /강철수 기자

미국 LA교민회 홍보 전시관 독도 전경 사진


조지 오웰의 이 말은 독도를 둘러싼 오늘의 현실에서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역사는 지나간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한 나라가 자신의 역사와 영토를 어떻게 기억하고 지켜내느냐에 따라 미래의 주권도 달라진다. 광복 81주년을 맞아 다시 불러내야 할 이름이 있다.

조선 숙종 때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기 위해 거친 바다를 건넜던 안용복이다. 안용복은 높은 벼슬을 가진 관료도, 조정이 파견한 외교관도 아니었다. 부산 동래 출신의 평범한 백성이었다.

그러나 국토를 지키려는 의지만큼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17세기 후반 일본 어민들이 울릉도 주변에 자주 출몰하면서 조선 어민들과 충돌했고, 울릉도와 독도를 둘러싼 갈등도 깊어졌다.

1693년 안용복은 울릉도에서 조업하다 일본 어민들에게 붙잡혀 일본으로 끌려갔다. 이른바 1차 도일이다. 그는 낯선 일본 땅에서도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당시 조선은 울릉도 주민을 육지로 옮기는 공도정책을 시행하고 있었지만, 사람이 상주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토의 주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1696년의 2차 도일이다. 이번에는 납치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항해였다. 일본 어민의 울릉도 출어를 막고 조선의 영유권을 알리기 위해 직접 바다를 건넜다.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국가의 공식 직함도 없이 국경을 넘어 영토 문제를 주장한 ‘민간 외교’였다.

물론 그의 행동을 무조건 영웅화할 필요는 없다. 당시 법질서에서 허가 없이 국경을 넘은 것은 문제가 됐다. 조정에서도 엄한 처벌을 주장하는 의견과 울릉도·독도를 지킨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맞섰다. 세부 행적을 둘러싼 사료 해석에도 논쟁은 남아 있다. 역사는 미화가 아니라 사실과 기록 위에서 평가해야 한다.

그럼에도 안용복이 남긴 역사적 의미는 분명하다. 영토는 문서 한 장과 외교적 선언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그 땅과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알고, 자신의 것이라 여기며 지켜내려는 사람들의 행동이 축적될 때 주권은 더욱 단단해진다.

독도의 역사 역시 어민들의 항해와 생활, 국가의 행정 기록, 그리고 이를 지켜낸 사람들의 흔적 위에 놓여 있다.
필자가 미국의 LA 교민회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인상 깊은 장면을 마주한 적이 있다.

사무실 한쪽 벽에는 독도 전경이 태극기와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태평양 건너 이국의 공간에서 마주한 독도는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니었다. 고국을 떠나 살아가는 교민들에게 독도와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주권, 정체성을 이어주는 상징처럼 보였다.

필자는 그 앞에서 300여 년 전의 안용복을 떠올렸다. 그는 거친 바다를 건너 일본 땅에서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임을 주장했다. 오늘의 해외동포들은 교민회 사무실에 태극기와 독도를 함께 두며 고국의 영토를 기억하고 있었다. 시대와 공간은 달라도 국토를 향한 마음에는 하나의 맥이 흐르고 있었다.

독도를 지키는 일은 목소리를 높이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역사적 자료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국제사회에 정확한 근거를 알리며, 미래세대에게 독도의 역사와 의미를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 감정은 순간을 움직일 수 있지만 사실과 기록은 오랜 세월 역사를 지킨다.

광복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역사다. 그러나 주권은 1945년 8월15일 하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매일 지켜내야 할 현재진행형의 책무다. 안용복이 거친 바다를 건넜고, 오늘날 미국의 교민회 사무실에 태극기와 독도 전경이 나란히 걸려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광복 81주년의 오늘, 이 문장은 다시 독도를 향한다. 우리가 독도의 역사를 정확히 기억하고 기록하며 다음 세대와 해외동포에게 온전히 전할 때, 안용복이 지키고자 했던 그 바다는 미래에도 변함없이 대한민국의 바다로 남을 것이다.[공뉴스 2026.08.20.]

독도본부 2026.09.20.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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