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미국과 멕시코 간 해역 명칭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2월 17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구글이 미국 내 지도 사용자를 위해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명칭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는 것을 고집한다면, 그들은 법정에 서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2월 13일 셰인바움 대통령이 처음으로 구글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후 불과 4일 만에 재차 법적 다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구글 지도는 전 세계에서 20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다.
멕시코만 명칭을 미국만으로 바꾼 ‘구글 어스’ 앱.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행정명령을 통해 멕시코만의 명칭을 미국만으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구글은 지난 2월 10일부터 미국 내 구글맵에서 해당 해역을 미국만으로 표기하고, 미국 이외의 나라에선 멕시코만과 미국만을 병기하고 있다. 해당 해역은 멕시코가 49%, 미국이 46%, 쿠바가 5% 통제하고 있다. 멕시코 측은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을 1607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유엔이 인정하고 있어 이를 바꾸는 것은 멕시코 주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입장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구글 측에 해역의 명칭을 복원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영토의 명칭을 바꾸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 정부가 구글 측에 이미 한 차례 명칭 변경 요청서를 보냈지만, 정책을 변경할 수 없다는 구글의 원론적인 답변을 받아 재차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도 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구글에 이어 애플도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지도에서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변경했다”며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어겨 처벌받거나, 멕시코 정부와 맞서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조선일보2025.2.19.]
독도본부 2025.2.20. www.dokdocenter.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