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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한국 땅!' 유럽 전역에 울린 영국인 사진작가의 특별한 외침



좌 : 존조 보릴 씨가 발간한 사진첩 '하늘로 올라간 용' 표지 / 우 : 독도


‘하늘로 올라간 용’ 전주의 작은 학원에서 평범한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영국인 존조 보릴 씨가 얼마 전 고향인 영국과 유럽 전역에서 펴낸 사진첩의 제목입니다.

울릉도와 독도의 일상이 담겨 있는 사진첩은 표지부터 한국어가 박혀 있는데, 제목은 울릉도와 독도만 남기고 승천했다는 용에 관한 전설에서 따온 것입니다.

존조 씨는 사실 유럽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는 각광 받는 사진작가입니다. 아시아 문화권에 늘 관심이 많던 그는 태국과 필리핀을 거쳐 이제는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한국 구석구석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싶다는 그는 “독도가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고, 한국의 아픈 역사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라서 애틋하다”고 말합니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독특한 이중생활을 하는 푸른 눈의 영국인, 존조 보릴(30) 씨가 바라본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울릉도의 한 골목에서 사진 촬영 중인 존조 씨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존조 보릴입니다. 영국에서는 사진작가이지만, 지금은 전주에서 영어 강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러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있는데,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대한민국’을 주제로 주로 찍고 있습니다.

Q. 얼마 전 영국에서 한국 울릉도와 독도의 모습이 담긴 사진집을 내셨습니다.


한국 이곳저곳을 다니며 취미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 목적지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을 미리 공부하고 갑니다.

어느 날은 친구를 따라 지리산에 방문해 그곳에 살고 계신 할머니를 만나게 되었죠.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의 습격을 피해 여러 차례 피난해야 했던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영국에서는 내전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이미 몇백 년 전의 일인데, 아직 생생히 살아계신 분의 증언을 눈앞에서 듣고 놀랐습니다.

‘한국은 전쟁의 아픔이 아직 진행 중이구나.’ 할머니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해 SNS에 올렸는데 반응이 좀 있었죠. 그렇게 한 방송사와 협업해 독도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울릉도 내 인상 깊었던 장면. 바위를 뚫고 나오는 집은 처음 봤다고 한다. 사진집 '하늘로 올라간 용의 일부


Q. 처음 본 울릉도와 독도의 모습은 어땠나요?


우선 굉장히 길었던 바닷길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들 포항에서 멀미약을 챙겨 먹던데, 왜 그런가 싶었죠. 저도 어촌마을 출신이라 어릴 적 배깨나 타봤던 터라 사양했는데, 20여 분 지나자 같이 배에 탄 훈련병들이 토를 하기 시작하더군요. 그때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죠(웃음).

울릉도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 느꼈던 점은 한국 어느 농어촌 마을보다도 훨씬 고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어떤 네온사인도, 높은 건물도 보이지 않는 광경이 정녕 한국에서 처음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공기가 무척 맑았습니다.

Q. 카메라에는 어떤 모습을 담으려 노력하셨나요?

사실 독도 여행으로 인해 3년 만의 영국 방문을 취소해야 했습니다. 휴가 일수는 정해져 있으니까요. 가뜩이나 고향에 있는 가족이 그립던 터라 저도 모르게 옛 고향의 흔적들을 포착하고 있더라고요. 영국 북쪽에 어업으로 유명한 지역에서 나고 자랐는데 울릉도에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널브러진 오징어 떼를 보고 고향 생각이 났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는 현재 전주 집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이고, 영국 집과는 지구 반 바퀴 정도 떨어진 곳인데 과연 ‘어떤 점이 비슷하고, 또 다른지’ 궁금했던 것이죠.



울릉도 주민의 모습. 역사와 권위 있는 영국 사진잡지(British Journal of Photography)에서 인물사진부문을 수상했다. 사진집 ‘하늘로 올라간 용의 일부


Q. 한국인에게 독도가 어떤 의미인지 아시나요?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얼마나 특별한 땅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에 간다’는 말도 있잖아요? 주변에서도 독도를 방문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경험인지 여러 차례 전해주었기 때문에 살짝 긴장되기도, 부담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외국인이 저밖에 없기도 했고, 독도 땅에서는 10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아서 이 짧은 순간에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나 고민도 됐습니다.

독도를 빠져 나오고서야 얼마나 의미 있는 곳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게, 한 어르신은 배를 타고 독도에서 멀어지는 시간 내내 독도를 응시하시더군요. 시선을 멀어지는 작은 섬에 고정한 채 지긋한 얼굴을 하시고는 한참을 계셨어요.



존조 씨가 담은 독도의 모습


Q. 독도가 한국 땅임을 알리는 게 존조 씨에게 왜 중요한가요?


독도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국제뉴스 섹션에서 한국과 일본의 갈등에 대해 들어봤을 겁니다. 이에 궁금증이 생겼고 여러 공신력 있는 언론매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독도에 대해 파고든 결과, 독도가 한국 땅임을 100% 확신합니다.

그런데도 2-3개월에 한 번씩은 뉴스에서 한국과 일본 간 독도 분쟁에 대해 들었던 것 같아요. “일본 교과서에서 ‘다케시마’라고 표현했네, 동해 대신 ‘일본해’라고 했네, 등”요. 그래서 제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독도는 한국 땅이고, 일본해 아니고 동해입니다. 이런 사실을 전파하다 보면 관심 없던 서양 사람들도 ‘왜 이런 논란이 있는 거지?’ 궁금증을 갖지 않을까요. 전 세계가 일본이 한국에 저지른 범죄를 알아야 합니다.

한국이 독립한 지 80년 가까이 되는데도 일본과의 과거를 청산하지 못했잖아요. 이는 세계적으로 관심이 부족해서 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알아야 하기에 저는 비록 외국인이지만, 독도를 한국 땅이라 부르며 이러한 사실을 서양 세계에 전파하고 싶은 것이죠.


Q.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 역사에 대해 꽤 잘 알고 계시네요.


아시아 국가에 사는 ‘무식한 서양인’이 되고 싶지는 않아서 공부를 하는 편입니다.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고 싶은 거죠. 그래서 한국에 대해 많이 찾아보고 ‘파친코’나 ‘말모이’ 같이 한국 역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나 영화도 즐겨 봅니다.

일제강점과 분단의 고통을 견뎌낸 사람들이 버젓이 살아계신다는 점에서, 급격한 국가 성장에 가려진 이들의 아픔이 담긴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한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기록하고 싶습니다. 제주도 해녀, 한국의 무속인, 또는 전주 남부시장의 상인들. 내부가 아닌 외부인의 눈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기록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제 시선으로 해석한 한국의 서사가 담긴 사진집이 더 많은 대중에 노출되는 것이겠죠. 우리는 학창시절 접했던 교과과정 밖 나라의 역사에는 한없이 무지합니다.

아직도 비교적 최근의 비극인 한국의 역사에 대해 모르는 세계인들이 너무나 많죠. 심지어는 영국에 있는 저희 가족도 이번 사진집을 통해 독도에 대해 알게 됐는데, 한국이 과거 일제 지배를 받았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다양한 예술문화를 통해 여러 나라의 문화를 접해 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저의 사진이 그런 역할을 했으면 하고요. 대한민국이란 곳이 케이팝, 김치, 봉준호가 전부는 아니니까요. ​

무엇보다 작품이 힘을 갖기 위해선 사람들이 봐주어야 합니다. 현재 제 사진집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 등에서 전시되고 있는데 작품에 담긴 한국의 숨은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길 희망합니다..[전주MBC  2022.11.11]




독도본부 2022.11.21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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