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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말고도 독도 위협하는 위험한 이웃들

온난화로 북극항로 각광... 독도의 지정학적 중요성 더 커져

 
국방부, '독도 영유권 주장' 일 방위백서에 무관 초치 국방부가 지난 7월 14일 오후 일본이 국방백서의 청사진인 방위백서에서 독도 영유권을 거듭 주장한 데 대해 주한 일본대사관 국방무관을 불러 항의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초치된 마츠모토 다카시 대좌(대령)이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 내 무관접견실에 들어가는 모습.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독도에 대한 도발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이지만 외가에 입양돼 성이 달라진 기시 노부오 방위대신이 보고한 <방위백서 2021>에도 그런 도발이 담겨 있다.

7월 13일 각의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게 보고된 이 백서에는 "우리나라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와 다케시마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존재한다"라고 나와 있다.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이며, '한국에 빼앗긴 상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 21일에는 도쿄 올림픽 홈페이지에 실린 지도에서 독도가 일본 땅인 양 미세하게 표시돼 있다고 한 네티즌이 페이스북을 통해 지적하는 일이 있었다. 그는 이전에도 도쿄 올림픽 홈페이지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서 "한국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꾸준히 지적한 결과 일본 전국 지도의 디자인이 바뀌었고 육안으로 봤을 땐 독도 표기가 사라진 것처럼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사라진 것처럼 해놓았지만, 알고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 이전인 4월 27일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대신이 총리에게 보고한 <외교청서 2021>에 한국을 자극하는 내용이 실렸다. 이 책은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한국은 경비대를 상주시키는 등 국제법상 어떠한 근거도 없이 다케시마를 계속해서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자국은 평화적 해결을 꾀하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한국 전체를 강점하기 5년 전인 1905년에 자신들이 독도를 빼앗았다는 점을 모를 리 없는 일본이다. 일반 국민들 중에는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할지라도, 일본을 이끌어가는 집단이 그 정도 역사 지식도 없을 리는 만무하다. 그런데도 해마다 몇 번씩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으니, 한국이 얼마나 위험한 이웃을 두고 있는지 새삼 절감케 된다.

주목받는 북극 항로, 주목받는 독도

그런데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위험한 이웃'이 일본 하나뿐이던 시대가 점점 저물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험한 이웃들'이 독도를 놓고 왈가왈부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점차 눈앞에 다가오는 현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전 지구적인 폭염 피해가 많이 보고됐다. 7월 3일 시즈오카현에서 폭우로 인해 발생한 산사태는 기후변화 및 폭염에 기인한 결과로 해석됐고, 6일에는 AFP통신이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북아메리카·남극 등지에서 폭염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12일에는 <연합뉴스>에서 폭염으로 인해 태평양 해안에서 해양생물 수억 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북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북극에서 해빙(海氷)이 지속적으로 사라지고 있다. 2018년에 <경상논총> 제36권 제1호에 실린 윤승환 고려대 노르딕베네룩스센터 연구교수의 논문 '북극해의 현황과 이용 가능성 그리고 한국의 대응'은 "북극의 평균 기온이 지구 전반적인 기온보다 두 배나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연례 보고서인 <2016 북극 리포트 카드>를 인용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상 고온과 더불어 바닷물의 온도가 높아짐으로써 해빙 면적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6년 11월 기준, 북극 해빙 면적은 약 900만㎢로 1981~2010년 평균치보다 약 195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북극 얼음의 감소로 북극 항로가 활성화 되고 있다. 2017년에 <지방정부연구> 제21권 제1호에 실린 우양호·이원일·김상구의 공동논문 '북극해를 둘러싼 초국경 경쟁과 지역 협력의 거버넌스'는 "북극해 얼음이 최소치를 나타내는 9월이 아닌 7월에도 쇄빙선을 제외한 북극 항로 항해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한 뒤 "2030년경에는 연중 '일반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쇄빙선 없이도 북극 항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현실은 서유럽-지중해-수에즈운하-인도양-말라카해협-남중국해-동중국해-부산을 연결하는 '전통적 항로'를 북유럽-북극해-블라디보스토크-동해로 이어지는 '북극 항로'에 접목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전통적 항로와 북극 항로가 한국 동해에서 만나게 되는 이 같은 현상은 독도를 새로운 상황으로 몰고가고 있다. 두 항로가 동해에서 접촉하다 보면 남·북한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러시아·중국까지 동해에서 한층 더 뒤엉키게 되고, 이는 독도를 예전과는 전혀 다른 환경으로 몰아넣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올해 4월에 <한일군사문화연구> 제31집에 게재된 박성황 전 주일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의 논문 '북극해 항로의 동해 루트가 독도 문제 등에 미치는 영향 연구'는 "동해 바다는 미국과 동맹인 일본의 서해안 전 지역과 연결되어 있어 미일동맹과 중국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는 곳"이라고 한 뒤 "북극해 항로(의) 동해 루트가 본격 이용될 경우, 우리에게 가장 문제점으로 대두되는 것은 독도 영유권 문제의 부상"이라고 경고한다.

특정 지역에서 세계열강들이 자주 부딪히다 보면 그곳에서 쟁탈전이 일어나기 쉽다. 동해에서 북극 항로와 전통적 항로가 만나고 중국의 해양 전략인 일대일로와 미국의 해양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이 만나게 되면, 한국이 독도의 주인이라는 사실이 외면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게 기우가 아님을 보여주는 현상이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굳이 동해까지 나올 필요가 없을 것 같은 중국 공군까지도 울릉도와 독도 주변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아무렇지도 않게 침범하고 있다.

2018년 12월 <한국군사학논총> 제7집 제2권에 실린 강승규·황상현·최구식의 공동논문 '중국 해군의 서해 군사활동 증가 시사점 및 대응 방안'은 중국 폭격기 등이 서해뿐 아니라 동해에까지 출현하는 사례를 이렇게 소개한다.
 
올해 1월에는 울릉도 남쪽 약 120km까지 접근하였고, 2월에는 울릉도 서북쪽으로 약 55km 떨어진 해상까지 비행했다. 4월에는 대한해협을 지나 포항 동남쪽에서 북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북상하여 강릉 동쪽 74km까지 이동했다.
 
이렇듯 미국·일본에 더해 중국·러시아까지 독도 주변 해역에 관심을 갖고 접근하면서 독도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점은 19세기와 20세기 초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1905년에 일본이 독도를 강탈한 것은 독도에 대한 일본 자체의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해 제해권을 놓고 전개된 러시아와의 경쟁 때문이기도 했다.

19세기의 러시아 역시 호기심에서건 다른 생각에서건 독도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2015년에 <군사> 제96호에 실린 역사학자 박종효의 논문 '한·러 관계사에서 본 러시아와 독도'는 "러시아는 일찍이 1852년 청·일과 수교 교섭을 위한 특사로 해군 제독 뿌쨔틴을 빨라다호(號)로 극동에 파견하였다"고 한 뒤 빨라다호의 지원선인 올리부챠호가 독도의 존재를 확인한 뒤 그 지형과 위치 등을 기록한 항해일지를 1954년에 발표했다고 소개한다.

이 논문은 1896년에 러시아 상인 브리네르가 울릉도 벌목권을 조선 정부로부터 획득한 사실, 1899년에 러시아 외무부가 산림 자원을 일본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극동함대를 울릉도에 파견한 사실 등을 소개한다.

울릉도·독도에 대한 이 같은 러시아의 관심은 안 그래도 독도에 욕심을 내던 일본이 더 신속히 독도 강탈에 나서도록 한 원인이 됐다. 일본은 1904년에 발발한 러일전쟁이 자국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상황을 이용해 독도를 강점했다. 박종효 논문은 이렇게 말한다.
 
일본은 독도가 러시아 함대 항로(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그 항로를 감시하고 방해하기 위해 1905년 2월 22일에 서둘러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시켰던 것이다. 1905년 5월 27일 대마도 해역에서 러시아 태평양 제2, 제3함대를 일본은 전 함대는 물론 상선까지 동원하여 포위해 거의 전멸시키고 독도 앞 해상에서 마침내 항복을 받아냈다.
 

원래부터 독도를 탐냈던 일본이 러일전쟁에 편승해 독도를 강탈했던 역사적 사실은, 북극 항로 활성화로 동해에 대한 열강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그들이 동해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독도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더 중요해졌는지 보여준다. 일본이 가하는 전통적 위협뿐 아니라 제3국들로 인한 '신종 위협'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김종성. 오마이뉴스 2021.07.14]


독도본부 2021.07.21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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