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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0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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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의 오지 할머니들에게 파래와 고둥을 사다

이제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우리들은 히타카츠(比田勝)항구로 이동했다. 최근 항구 부근에 있는 작은 식당을 고광용, 윤단경 부부가 인수했다. 4월 말경에 음식점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오픈을 고민하는 곳이다. 아직 무엇을 할 것인지 확정하지 않아 청소만 며칠 동안 했다고 한다.


 ▲ 일본 쓰시마 히타카츠 항구
 
나는 2층은 해물라면과 쓰시마에 많은 산돼지를 파는 고깃집을, 3층은 숙박을 겸한 휴게소로 쓰자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여러 가지를 고민 중인 것 같아 보인다. 아무튼 우리들은 이곳에서 마트에서 사온 여러 가지 것으로 식사를 했다. 나는 문어숙회에 과실주를 한잔하며 쉬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를 나누고는 나와 경희 선생은 사스나에 있는 민박으로 이동하여 숙박을 했다. 고 선배 부부는 3층 방에 남았다. 사스나의 민박집은 5월의 성수기를 대비하여 내부수리를 방방별로 하고 있어 조금 분주하고 바쁜 것처럼 보였다.

 
▲ 일본 쓰시마 아침식사

너무 늦은 시간에 방문하여 아침은 준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숙박만 하고는 15일(토) 아침 일찍 다시 식사를 하기 위해 히타카츠로 나왔다. 고 선배 부부가 아침을 준비해 주었다. 냉장고에 남아있는 부식을 모아 일본식으로 요리하여 간단하게 식사했다.   


▲ 일본 쓰시마 나무 기둥의 아래는 동판을 둘렇다, 비에 나무가 썩지 말라고

식사를 마치고 새롭게 준비한 커피기를 시험 가동하여 차를 한잔씩 했다. 고 선배는 설거지를 하고, 나머지 3인은 항구 북쪽의 산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보는 '히타카츠(比田勝) 88개소 순례길'을 둘러보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 일본 쓰시마 진달래가 좋은 봄

산길을 따라서 설치된 88개의 작은 불상을 둘러보는 원형의 트레킹 코스로 40분 정도 걸리는 것 같다. 마을을 지나 산길을 오르면서 작은 불상들을 보며 걷다보니 금방 야산의 정상에 오른다. 사방을 조망하기에 좋은 곳이다. 항구의 주변을 전부 살펴보는 것이 가능하여 기분이 좋았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경관이 보이기도 한다.


▲ 일본 쓰시마 88개의 불상이 있다

멀리 배가 들어오는 것도 보인다. 항구 인근에 신축공사 중인 호텔도 보인다. 멀리 바다며 산 능선도 좋다. 봄이라 진달래와 벚꽃도 중간 중간에 많이 피었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서 잠시 쉬면서 항구 쪽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아래에 있는 작은 신사와 70년 된 산 중턱에서 바다가 바라보이는 곳이 있는 무인등대도 본다.


▲ 일본 쓰시마 산 언덕에 있는 70년 된 무인등대


▲ 일본 쓰시마 88개의 인증도장이

항구에서 늘 배를 타거나 내릴 때 보이던 신사와 산언덕의 모습을 반대로 위에서 내려 보니 더 신기하고 재미있다. 가는 곳마다 인증 도장까지 있어 즐거운 산책길이다. 마지막 작은 절까지 88개소 순례길을 싱그러운 공기와 동행하며 걸었다. 아침 산책으로는 적당한 길인 것 같다.  


▲ 일본 쓰시마 김경희 , 윤단경 님과 산책

신사와 절, 마을의 집들까지 자세히 살펴보았다. 일본 집들의 구조와 지붕 처마 아래 나무 앞에 있는 동(銅)으로 만든 캡(cap)까지, 나무가 비에 젖어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남다름을 본다. 구조가 생각보다 과학적인 것이 많음에 놀란다.


▲ 일본 쓰시마 항구 옆 언덕 위의 신사


▲ 일본 쓰시마 나무 끝에 동으로 된 캡이 보인다

이어 다시 차를 타고는 인근 오우라(大浦)에 있는 마트로 갔다. 우선은 점심에 먹을 도시락과 함께 간단한 생필품을 샀다. 일본의 마트에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몇 가지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는 다리가 너무 잘 접히는 안경과 여러 가지 음료수, 그리고 도시락과 방금 구워낸 빵 등을 신나게 구경했다. 


▲ 일본 쓰시마 녹차 빵


▲ 일본 쓰시마 접기 편한 안경

시간이 되면 다시 가와치에 있는 귀, 코 무덤에 가서 정식으로 인사를 다시 드리기 위해 필요한 굵은 실을 조금 샀다. 돌무덤이지만, 옆에 나무가 있어 나무에 실을 묶어두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단 쇼핑을 마친 우리들은 히타카츠 항구 남쪽에 있는 이지로(網代)의 바닷가에 있는 '연흔(漣痕)'을 보러 갔다. 바닷가의 물결무늬 흔적인 연흔(漣痕, ripplemark)은 보통 바람이나 물의 움직임에 의해 퇴적물 표면에 형성되는 파상의 흔적으로 물결자국이라고도 한다.


 ▲ 일본 쓰시마 연흔
 
일반적으로 모래 등의 중립 퇴적물인 사력암에 많다. 파장은 보통 약 10㎝ 내외이며, 대규모적인 것은 사련(砂漣)이라고 한다. 풍성(風成), 파성(波成), 하성(河成) 등으로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바닷가에 자연스러운 곳이 많으나 최근에는 심해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 한다.


▲ 일본 쓰시마 연흔

쓰시마는 진흙이 융기하여 만들어진 점판암 토양으로 바닷가에는 바람과 파도의 영향으로 몽돌이 많고, 모래사장은 별로 없는 곳이다. 이지로의 연흔은 특히 바위 모양이 특이하여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 일본 쓰시마 이지로의 작은 돌섬

지난번에는 성게를 줍고, 조개도 잡고 했는데, 오늘은 밀물 때에 가서 바닷가는 잠시 둘러보고는 방파제를 따라서 이웃한 작은 섬을 살펴보고는 돌아 나왔다. 나는 고 선배에게 이곳에서 나는 거북손, 성게, 미역, 홍합, 파래, 톳 등의 채취 허가를 알아보고 해물라면 장사를 해 보라고 한 번 더 권유했다.

다시 우리들은 항구로 갔다. 11시 30분경에 도착하는 배로 대구에서 한 사람이 오기로 되어 있어 마중을 간 것이다. 고 선배가 잠시 항구에서 볼일을 보는 동안 나와 단경, 경희 선생은 이웃한 찻집에서 차를 한잔하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나는 우선 커피 주문하면서 받아온 종이컵을 싸고 있는,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컵홀더'에 감탄하여 '왜, 우리는 이런 간단한 아이디어 제품이 별로 없는 걸까'생각했다.


▲ 일본 쓰시마 종이 홀터의 크기를 조절하는 장치

"이런 조용한 곳에서 찻집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부터 "젊은 사람들을 상대로 우리의 한복이나 '유카타(浴衣,일본 전통 의상인 기모노의 일종으로 여름에 목욕을 한 뒤 또는 잠옷이나 간편 외출복)' 대여점을 한번 해 보자"는 말도 나왔다. 나는 "관광 인력거 사업이나 캠핑 장비대여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아무튼 고 선배를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해 봤다.

단경 선생은 식당 청소를 더 하기 위해 돌아갔다. 대구에서 온 새색시인 혜 씨와 만난 우리들은 항구 북쪽의 '니시도마리(西泊)해수욕장'으로 갔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미우다해수욕장에 비해 이곳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고 조용한 곳이다.


▲ 일본 쓰시마 점심은 도시락

우리들은 모래사장을 거닐어 보고는 인근 벤치에 앉아서 식사를 했다. 야외에서 도시락 식사를 하기에 좋은 날씨와 바람이다. 저기 앞 공터에는 지역의 어르신들이 게이트볼(Gateball)을 치고 계시는 모습이 보인다. 꽃도 좋고 바람도 좋다.

식사를 마치고는 어르신들이 쉬고 있는 곳으로 가서 우리도 게이트볼을 한번 씩 쳐보았다. 생각보다 간단하고 재미있는 운동인 것 같았다. 어르신들은 주3회 2시간씩 이곳에 나와 봄을 즐기고 계신다고 한다.


▲ 일본 쓰시마 경희 선생은 게이트볼에 도전

시유지 500~600평 정도의 게이트볼장을 만들어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이곳에는 어르신들이 많은 것 같다. 아이들이 거의 없는 것이 아쉬운 곳이지만, 나름 살기에는 좋은 쓰시마인 것 같다.  

오후에는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북섬의 남서쪽 끝으로 가자"고 내가 제안을 했다. 주로 섬의 중동부에 관광지가 몰려있는 관계로 서편을 찾는 일이 거의 없지만, 오늘은 그냥 지도를 보고는 무조건 북섬의 남서쪽 끝에 있는 '미와리(廻)'와 '가라스(唐州)'쪽으로 길을 잡았다. 정말 지도상에 '철쭉이 좋다'는 표시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그냥 끝이다.

가는 길에 사스나를 지나, 니타(仁田)를 통과하여 미네(三根)를 지나 니이(仁位)까지 갔다. 니이에서 잠시 마트에 들어서 음료수와 과자를 조금 사고는 다시 가라스에 닿았다. 차에서 내려 서쪽의 바닷가를 둘러보았다.


▲ 일본 쓰시마 고둥캐는 할머니

낚시는 하는 사람도 있고, 멀리 참치 양식장도 몇 곳 보인다. "혹시 근처에 숙박이 가능한 여관이 있으냐?"고 길가는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니이까지 가지 않으면 인근에 식당도 하나 없다"고 했다. 정말 오지 중에 오지인 것 같다. 사람도 거의 없는 곳이다.

그런데도 집은 드문드문 보인다. 가다보니 언덕 위에 작은 소학교가 있다는 안내판도 보인다. 드디어 미와리에 닿았다. 바닷가 바위 밭에서 할머니 두 분이 일을 하고 계신다. 한분은 가까운 곳에서 파래를 줍고 계시고, 다른 한분은 조금 멀리서 '보말고둥(top shell)'을 줍고 계셨다.


▲ 일본 쓰시마 쓰시마의 오지 할머니들에게 파래와 고둥을 조금 사다.

차를 세우고는 그냥 아래로 내려갔다. 우선 보말고둥을 줍고 있는 할머님에게 가서 이것저것 살펴보았다. 몇 마디 말을 하다가 무조건 전부 사겠다고 했더니, "500엔이면 된다"고 하여 한 봉지를 샀다. 돈을 주고 나니 옆에 있는 성게를 주워서 나에게 맛보라고 하여 이것까지 덤으로 맛보았다.

그리고 파래를 줍고 있는 할머님에게 가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는 파래도 500엔을 주고 전부 샀다. 나오는 길에 혹시 "거북손이 많으면 따 달라"고 부탁을 했다. "다음 달에 오면 왕창 사겠다"고 하고는 말이다. 고 선배가 혹시 해물라면집을 하게 되면 좋은 식재료일 것 같아서 미리 주문을 해 둔 것이다. 전화번호까지 받았으니, 다음 달에 오면 다시 와봐야 겠다.


▲ 일본 쓰시마 유채 좋다

이어 차를 더 전진하여 '이케다(池田)제방'까지 갔다. 북섬 서남쪽 끝으로 집이 몇 채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정말 한적한 어촌이다. 꼬마 아이들이 두 명 자전거를 타고 놀고 있는 것과 아이들의 부모가 보일 뿐 사람도 별로 없고, 너무 조용하다.

나는 유채꽃이 활짝 핀 바닷가 언덕을 올라 작은 신사가 있는 정상까지 나아갔다. 나무가 많아서 조망은 별로였지만, 언덕 끝까지 올라서니 기분은 좋았다. 나머지 일행들은 아이들과 놀면서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다.

이런 시골 골짜기와 바닷가 반도마다 작은 마을들이 있다니. 도저히 외부인들이 찾아오는 것도 쉽지 않은 고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선 초기 이종무 장군이 쓰시마 정벌을 했다고 하지만, 이런 해안가 마을까지 온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을 못할 일이다.


▲ 일본 쓰시마 자전거 타는 아이들

차를 가지고 이동을 해도 오기 힘든 오지인데, 예전에 군사를 이끌고 이런 곳에 온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정말 생생 오지 체험이었다. 이런 곳에 살고 있는 두 아이의 얼굴을 보니 너무 천진난만하고 해맑은 모습이 좋다. 평화로운 땅에서 조금 쉬어가고 싶다. [오마이뉴스 김수종 2017.04.24]

독도본부 2017.05.21.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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