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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0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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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시마,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조선통신사의 자취

이제 오후 4시가 되어 따로 다니던 선후배들이 이곳으로 모였다. 7명의 일행이 전부 만났으니, 이제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동백나무 숲을 걷기 위해 '도노사키(殿崎)'의 '일러우호의 언덕(日露友好の丘)'으로 갔다. 나와 연우는 이틀 전에 오고 다시 온 것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이 있다. 분명 같은 길임에도 불구하고 동행인과 시간에 따라 빛의 흐름과 각도에 따라 전혀 느낌이 다르다. 연우는 춥다고 하여 차에 있고, 그림을 그리는 김경희 선생과 나는 이번에는 길을 반대로 걸었다. 색과 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걸으면서 늘 걷던 점심시간 무렵과는 다른 늦은 오후의 반쯤 숙인 햇빛과 녹색과 꽃을 체험하면서 숲을 걷는다.


▲ 일본 쓰시마 동백, 빛에 따라 다른 느낌

반대로 가니 더 많은 동백꽃들이 보인다. 바다의 색깔도 청옥색에서 더 짙은 검은색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꽃의 색깔이나 느낌도 조금은 다르다. 밀려오는 햇살이 더 깊은 맛이다. 정오 무렵의 뜨거운 분위기와는 색다른 중년의 중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동백나무 숲길이다. 빛의 조화를 다시 느꼈고, 특히 그림을 그리는 분과 같이 가니 더 많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

 
▲ 일본 쓰시마 동백나무 숲

중학교 시절 부모님과 함께 밭에서 들깨를 심은 적이 있었다. 가족 모두가 비닐로 멀칭  (mulching)을 하고, 천천히 구멍을 내어 씨를 넣고 조금씩 물을 주는 작업이었는데, 작은 밭이었지만 아침부터 해거름까지 일을 해야 했다.

그런데 나는 일보다는 5월의 햇살과 함께 변하는 초록의 만 가지 변화에 더 많이 감동했다. 35년이 지난 일이지만, 나는 그때 느낀 빛에 따라 수만 가지로 변하는 연두색의 느낌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지금도 노래보다는 그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이제 다시 차에서 쉬고 있는 연우를 깨워서 이웃한 '미우다(三宇田)해수욕장'으로 갔다. 오후 5시를 넘겨서 그런지 이제는 사람도 없고, 바다의 빛깔도 다르다. 역시 여행은 좋은 사람들과 적당한 시간에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일본 쓰시마 늦은 시간의 해수욕장, 한산하구나

연우도 조용한 모래사장을 뛰어다녔고, 나는 바닷가의 바위와 모래를 살펴보고는 모래에 글씨를 써보기도 했다. 천천히 둘러 본 다음 위쪽 언덕에 있는 캠핑장까지 본 다음, 옆에 자리한 온천인 '니기사노유(渚の湯)'로 갔다.

오늘 저녁에 숙박을 하게 되는 여관(りょかん, 료칸, 旅館)은 목욕시설이 좋지 않고 아직은 추운 날씨라서 이곳에서 편하게 미리 목욕을 하고 가기 위해서다. 이곳은 물이 좋고, 전망도 좋아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사실 이곳은 그냥 온천보다는 해수온천을 개발했으면 더 좋을 것 같은 곳이다. 아쉽지만 말이다.

나는 조금 피곤하여 차에서 잠을 잤다. 연우는 목욕을 하고 간다고 하여 입욕을 했다. 한 시간이 지나서 연우에게 물어보았다. "입장료는 얼마나 주었니"라고 했더니, "몇 살이냐고 물어 보길래, 일본어로 그냥 고교생이라고 했더니, 어른 요금과 동일하게 500엔이라고 하데, 수건 값도 100엔 더 받고, 이곳도 한국의 대중탕처럼 어른과 청소년 구분이 없는 곳이야"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청소년 대우는, 정치적으로는 미성년자이고, 금전적으로는 성인인 것 같다. 온천까지 마친 일행은 이제 숙소가 있는 사스나로 이동했다. 사스나항에 있는 2층짜리 여관이다. 우선 여관에 차만 세워두고는 이웃한 야키니쿠점으로 갔다. 미리 예약을 해둔 상황이라 7인명이 자리에 앉자마자 식사를 할 수 있었다.


▲ 일본 쓰시마 쓰시마의 청주

연우와 나는 어제도 고기를 먹었지만, 다른 선후배들은 맛난 와규(和牛, 일본 소)를 신나게 즐겼다. 그리고 쓰시마에서 생산된 청주를 한 병 주문하여 따뜻하게 한잔씩 했다. 역시 겨울에는 따뜻한 술이 최고다. 이곳 쓰시마에는 술도가가 섬 중부에 한 곳 있다고 한다. 소주와 청주를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조만간 예약을 하고 한번 방문하고 싶다. 술은 상당히 맛이 좋다.

식사를 마치고는 조금 산책을 한 다음, 숙소로 돌아왔다. 남은 술을 가져와서 조금 더 마셨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감기 기운이 있는 연우에게는 저녁 식사 후와 취침 전에 두 번 감기약을 먹였다. 고맙게도 여관의 주인장이 저녁과 아침에 감기 걸린 연우를 위해 감기약과 따뜻한 물을 제공해 주었다. 아침에는 연우를 위해 특별히 빵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너무 감동이다.  

19일(일) 아침은 조금 늦게 기상했다. 춥기도 했지만 술을 한 잔 한 덕분에 피곤했다. 일어나 바로 식사를 했다. 연우는 오늘은 별로 입맛도 없고 감기 기운도 있는지 식사를 못한다. 억지로 빵을 조금 먹였다. 자! 이제 출발이다. 오늘은 시간이 별로 없는 관계로 일단은 삼나무 숲길을 드라이브한 다음에 산책을 조금 더 하기로 했다.

 
▲ 일본 쓰시마 삼나무 좋다

'조선통신사의 길, 사스나(佐須奈) 코스'를 천세교에서 출발하여 임도를 따라서 20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한 다음, 중간에 있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마을에 차를 세우고는 산책을 했다. 인적이 전혀 없는 곳에 빈집이 세 채 정도 있고, 앞에는 작은 제재소가 있다. 넓은 공터가 두 개 있고, 옆에는 작은 개울도 흐른다. 버려진 승용차도 2대 보인다.  


▲ 일본 쓰시마 초록이 좋다

빈집을 살펴보기도 하고, 아직 공구가 일부 남아있는 제재소도 둘러보았다. 그리고 개울 주변의 나무와 마당도 살펴본다. 지금은 사람이 없지만, 아직 채취가 남아있는 것을 보면 불과 5~6년 전까지는 사람이 살았을 것 같아 보인다.

 
▲ 일본 쓰시마 아빠랑 키가 같아진 연우, 이제는 친구가 된 것 같다

사람이 오랫동안 살지 않아서 분명한 것은 나무들이 너무 튼튼하고 나뭇잎의 색도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친 나의 심신에 오전의 싱그러운 산소를 마음껏 흡인하고는 이제 천천히 이즈하라항 쪽으로 길을 잡는다. 2시간 정도 운전을 해야 하고, 중간에 대형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자면 대략 2시간 30분 정도는 걸릴 것 같다.

한 시간 정도를 남쪽으로 차로 달려 마트로 갔다. 나는 술과 녹차, 과자 및 음료를 조금씩 샀다. 다른 사람들은 가전제품을 사기도 하고, 한국에서 귀한 술과 건강식품을 사기도 했다. 30분 정도 쇼핑을 한 다음 이즈하라로 향했다.

점심을 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다들 아침을 든든히 먹은 덕에 별로 식욕이 없는 관계로 초밥과 회를 조금 사서 나누어 먹었다. 연우는 별로 먹을 것이 없다면서 빵과 콜라로 점심을 해결한다. 연우는 아무리 봐도 콜라를 너무 많이 마시는 것 같다. 걱정이다.

이제 배를 타기 위해 항구로 가야 하는 시간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았다. 점심 먹고 바로 차를 반납한 상태라서 그냥 시내 산책을 조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번에도 본 것 같은데 관광안내소 앞과 건너편에 똑같은 표지판이 각각 보인다. '文化八(一八一一)年度, 朝鮮通信使幕府接遇の地, (문화8(1811)년도, 조선통신사 막부 조우의 터)'라고 하는 작은 증표비다.

 
▲ 일본 쓰시마 조선통신사 막부 접우의 터

부산에서 배를 타고 쓰시마의 사스나로 입국한 조선통신사들을 일본 정부의 공식 사절단이 이곳에서 맞이한 터이다. 숙소와 영접을 하던 곳이라는 말이다. 쓰시마 시청이 인근에 있고, 도주의 성이 있던 곳이 부근에 있으니, 당연히 귀한 손님을 맞던 곳인 것 같다.

독립문 터에 있었다는 예전 중국 사신을 맞던 객관(客館)이었던 모화관(慕華館)이 생각났다. 지금은 표식만 남아 있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없지만, 쓰시마의 입장에서는 조선에서 오는 가장 큰 손님을 맞던 곳이니, 상당한 크기였을 것으로 가늠은 된다.

아무튼 쓰시마의 곳곳은 알게 모르게 조선통신사에 관한 흔적이 넘쳐나는 곳이다. 그 만큼 그들에게 조선은 중요했던 것이다. 나도 그래서 요즘은 쓰시마와 조선통신사에 관한 자료를 많이 구해서 읽고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 오면 덕혜옹주도 생각나고, 한일관계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떠오른다.

이제 시내를 산책하다가 '카스마키(カスマキ, 카스텔라에 백앙금이나 팥앙금을 넣고 돌돌 말은 쓰시마 특산 빵)'점에서 빵을 조금 산 다음, 이웃한 카페에 가서 차를 한잔씩 하면서 여행과 쓰시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연우는 그 사이에도 잠시 산책을 한 다음 콜라를 한 병 사 들고는 돌아왔다. 이번 쓰시마 여행에서 느낀 점을 말하다가 나는 "나무와 산소 힐링" 다른 분들은 "뺏고 싶다" "신의 선물" "산. 바다. 하늘이 좋은 곳"이라는 평가를 했다. 모두들 상당 부분 동의했다.

오후 2시 30분이 되어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항구로 갔다. 수속을 하고는 조금 쉬다가 천천히 배에 오른다. 이번에 타는 배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취항을 시작한 825인승의 대형 여객선이다. 1층은 화물을 주로 싣고, 2층과 3층에 사람들이 오른다. 정말 배가 커서 생각보다 편안했다.

당일 파도가 심하여 예정인 2시간보다 한 시간이 추가되었지만, 배 멀미도 없이 부산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와 연우는 예약한 7시 45분 열차를 타기 위해 허둥지둥 인사를 나누고는 바로 부산역으로 갔다.

시간이 없어서 빵을 주문하여 식사를 했다. 저녁도 빵이라고 연우가 투덜투덜했지만, 아무래도 여유가 없어서 먹기 싫은 빵으로 요기를 했다. 3박 4일의 여정이 끝이 났다.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연우와 나는 졸면서 서울로 향했다.

아들을 모시고 다닌 일본 쓰시마 3박 4일의 일정은 피곤하기도 했지만, 나름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었다. 아들과 오랜 만에 많은 이야기도 나누었고, 감기로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다. 나는 콜라에 중독된 연우의 모습에 놀랐고, 아직은 착하고 나름 말을 잘 듣는 것에도 놀랐다. 특히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 땅을 혼자서 마구 돌아다니는 용기에도 놀랐다.


▲ 일본 쓰시마 봄이 오다

그리고 이번에도 두어 곳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조선통신사에 대한 유적, 그리고 쓰시마 도주 집안의 무덤인 반쇼인(萬松院)에서 느낀 섬의 역사와 도주 집안에 대한 여러 이야기와 보물들이 좋았다. 물론 1000년은 되어 보이는 큰 삼나무에도 크기 감동.

아무튼 방문할수록 재미가 있고 공부할 것이 많은 섬이다. 특히 조선통신사에 관한 자료와 한일관계사 등은 나에게 남겨진 숙제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는 입시 준비로 늘 고생하는 고교생 아들과 함께 해서 특히 더 좋았던 여행이었다. [오마이뉴스 2017.02.24]

독도본부 2017.03.24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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