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중국의 정상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갈등을 놓고 정상회담에서 정면 충돌했다.
그동안 센카쿠 열도는 양국이 가급적 공식석상에서 언급을 자제해 온 사안이었으나 이번에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함에 따라 향후 양국 외교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언론들은 14일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센카쿠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고 보도했다.
영토 문제를 먼저 거론한 쪽은 원자바오 총리로 "(일본이) 중국의 핵심적 이익과 중대한 관심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센카쿠 매입 발언,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의 난징대학살 부정발언 등 일본 정치인들의 일련의 발언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언급이었다.
원자바오 총리는 특히 14일부터 도쿄에서 열리는 재외위구르 조직인 `세계위구르회의(WUC)` 대표대회에 참석하는 레비야 카디르 세계위구르회의 의장에게 일본 정부가 비자를 발급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노다 총리가 중국의 인권문제까지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양 정상간에 냉기류가 흐르게 됐다.
노다 총리는 센카쿠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사실을 강조한 뒤 "센카쿠를 포함한 해양에서 중국의 활동이 늘어나 일본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특히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인 천광청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의 민감한 부분까지 건드렸다. 노다 총리가 "국제적인 기본 가치 또는 보편적 가치의 이해와 추구를 위해 일중간 인권대화 등을 활용하자"는 제안을 내놓자 원자바오 총리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그동안 일본과 중국은 올해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정상회담등에서 가급적 갈등을 피하는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충돌로 양국의 외교 관계에 다시 냉기류가 형성될 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 정상이 센카쿠 문제가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전략적 호혜 관계를 진전시키자고 합의했다"며 이날 충돌이 잘 봉합됐음을 시사했다.
반면 아사히신문은 "이시하라 지사 발언등으로 중국 내 강경파의 반발이 강해지고 있으며, 노다 정권이 소비세 문제로 흔들리고 있는 기회를 활용하는 것 같다"며 이번 충돌이 일과성으로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매일경제 2012.05.14.]
독도본부 2012. 05. 14. www.dokdocenter.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