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8일 동북아역사재단이 주최한 평화선 60주년 정책세미나에서 조윤수 연구위원은 평화선 선포하게 된 이유에 “신생독립국가가 과거의 식민지지배에 대한 국가에 대항하기 위해 자기를 방어하려는 조치였다”고 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날 ‘평화선은 어떻게 선포되었는가’란 주제 발표를 통해 “평화선은 한일 어업 협상 14년간의 기간 동안 한일 간 대립의 핵심이 됐다”면서 “그러나 처음부터 평화선의 선포가 한일회담을 위한 단순한 협상용 카드로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이 일본에 의해 점령당했을 때 국제사회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 즉 주권이라는 것이 국제사회로부터 보장받지 못했다는 경험은 신생 독립국의 주권 혹은 영토가 또다시 강대국에 의해 변경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조성시켜 줬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전쟁 상태였기 때문에 이승만 대통령으로서는 더욱더 영토에 대한 집착이 강했다고 조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후 일본 어선의 횡포가 극에 달하자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52년 1월 18일 해안으로부터 60마일을 평화선으로 정하고 우리 영토로 선언했다.
이 같은 조치에도 일본 어선의 남획이 줄지 않자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7월 18일 평화선 수역에서 조업하는 외국 어선은 국적을 불문하고 나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로 인해 한동안 한일 간 마찰이 있었지만 약 2개월 뒤 유엔군 클라크 사령관이 북한군의 침투를 막기 위해 평화선과 거의 같은 ‘클라크 라인’이란 해상 방위수역을 선포함으로써 마찰은 자연히 해소됐고, 1965년 한일조약 체결로 평화선은 사실상 철폐됐다.
동북아역사재단 정재정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인접 해양의 주권에 관한 대통령 선언’ 이른바 ‘평화선’ 선언은 그 당시 전쟁 중인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을 지키기 위한 결연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평화선 선언을 일본인들이 ‘이승만 라인’이라고 지칭하며 군사적 성격을 강조했지만 일본과의 어업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평화적 목적이었고, 독도가 우리의 관할임을 명확히 한 ‘맥아더 라인’을 계승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천명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정 이사장은 강조했다.
호주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발제한 스튜어트 케이(서호주 대학) 교수는 “어떤 국가라도 당시 한국과 같이 평화선 주장을 펼쳤다면 크나큰 반대에 부딪혔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주장도 70년대 만해도 정당성을 인정받았고, 90년대 후에는 전혀 이상할 게 없이 보편적인 일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평화선 선언에서와 같이 50년대에 큰 논란거리가 10~20년이 지난 후에 일반적인 관행이 됐다”며 “평화선은 국제법의 발전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였다”고 평가했다. [천지일보 2012.01.18]
독도본부 2012.01.19 www.dokdocenter.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