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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East Sea, 일본해Japan Sea, 한국해Korean Sea

이현 부산일보 논설위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이길상 교수의 경험담. 한번은 그가 중국지도출판사를 방문해 간부들에게 중국 지도의 '일본해'를 '동해'로 바꿔 표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의 설득에 진심으로 동의하는 듯하던 그들은 그러나 결국은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이미 동해가 있습니다. 같은 지도에 동해가 둘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세계지도에 '동중국해'로 표기된 한반도 남서쪽 바다가 그들에게는 '동해'였던 것이다. 이런 사례는 드물지 않다. 베트남은 '남중국해'를 동해로 부른다. 이집트에서는 홍해를 동해로 부른다.(이길상 저 '세계의 교과서, 한국을 말하다')



우리 동해는 일본이라는 국호의 등장보다도 수백 년이나 앞선 역사적 이름이다. 거기엔 우리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동해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바다라는 의미도 있다. 문제는 지구상에 동해를 가진 나라가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내년 국제수로기구(IHO) 총회를 앞두고 미국과 영국이 일본해 단독 표기 입장을 공식화했다. 우리가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자며 벌여온 20년 외교 노력이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1929년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던 당시 국제사회가 멋대로 확정한 일본해라는 이름을 새삼 동해와 병기하려니 혼란스럽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세기가 바뀌어도 소위 강대국들의 무개념은 개선이 없다. 일본이 이를 독도 문제에 악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아예 국제적으로 '한국해' 단독 표기를 추진하고 나서면 어떨까 싶다. 동해라는 이름의 한계를 넘어, 일본해와 정면 승부를 벌이자는 것이다. 바다 왼쪽 대륙의 이름을 딴다는 지명 표기의 일반원칙이나 고지도에서 한국해나 조선해 등의 이름을 사용해 온 역사적 사실, 제국주의 침략을 용납 않겠다는 인류 의지 등 명분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후손에게 더 이상은 나약하고 부끄러운 조상으로 남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부산일보 2011.08.10]

독도본부 2011.08.10 www.dokdocent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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